-
-
셀린 & 엘라 ; 문득 네 생각이 났어 - Celine & Ella: I Suddenly Thought Of You ㅣ 셀린 & 엘라
미바.조쉬 프리기 지음 / 우드파크픽처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
'입자는 관측하기 전에는 파동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채로 그저 흘러가는...
때때로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과 같아서 내가 살아있음을 일깨워주는 것들에 집착하고는 했다.
삶은 그저 거기에 놓인 채로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침잠하는 거대한 바위와 같아서 죽어있는 것과 살아있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p 10
첫 문장부터 강한 느낌으로 와닿는 말, 셀린이 범성애자로서 엘라와 친구로서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감정선을 느끼는 진행과정을 담은 그림들은 성별을 떠나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셀린과 그에게 끌리는 엘라의 이야기를 통해 소녀만의 감성과 그들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모습을 잔잔히 그려낸다.

사실 1권에서 셀린과 엘라의 각자의 가정환경이 보통의 가정과는 조금을 다르다는 것을 표현한 부분들을 통해 그들이 지닌 상처를 바라봐주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엘라가 셀린에 대한 감정이 조금씩은 남다르게 느껴졌지만 2권에서 두 사람이 보다 깊은 비밀을 서로에게 털어놓는 과정은 이성을 떠나 인간으로서의 깊은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집안 형편상 대학을 포기하고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셀린과 대학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엘라 두 사람의 관계는 다른 사랑의 모습을 표현하지만 이들이 앞으로 더 나아갈 길에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게 될지는 알 수가 없기에 다음 파트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단지 이렇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세상의 경멸을 외로이 견뎌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1권 뒤 말미에서 작가의 말)

1940년대 두 소녀의 모습과 마지막 그림에서 다른 모습을 보인 그림의 흐름은 저자들이 이 책을 통해 그려보고자 한 의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총 4권으로 이어질 작품이라는데 앞으로 두 소녀의 성장기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