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허풍담 1 - 즐거운 장례식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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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유머 코드가 다른데, 이 코드를 제대로 느낀다면 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는 감정은 다를 것이다.

 

 

실제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알려진 이 작품은 젊은 나이에 그린란드 북동부에 갔다가 그곳의 매력에 빠져 16년을 보냈고 이곳에서 겪은 경험담을 단순하게 적어놓은 글들이 출간되면서 인기를 끈 이색적인 경위를 담은 책이다.

 

 

 

북극권의 나라들이 겪는 백야현상을 떠올리게 하는 자연의 풍경은 그린란드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10편의 짧은 이야기를 담아낸 내용은 북극에 괴짜 사냥꾼들이 그들만의 세상에서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비춰주고 있는데, 서로 간의 자신들만의 장소에서 사냥하거나 대화할 상대가 없으니 며칠 날을 잡고 친구 집에 놀러 가는 무슨 행사처럼 여겨지는 모습들이 신기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일단 곁에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동안의 일을 쉼 없이 떠들어대는데 그런 친구 곁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대의 모습을 보고 결국은 집에 가겠다고 하는 하니, 그것도 일주일 만에!

 

 

 

상상만 해도 귀신 옆에 홀로 떠들고 있는 이상한 세계의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후의 상대 친구가 되려 어딜 가느냐며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장면은 코미디 그 자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얼마나 서로가 외로웠을지, 그 해소를 풀기까지 일주일도 모자란다는 시간의 흐름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헤프닝처럼 여겨진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 중 책의 부제인 '즐거운 장례식'은 역시 유머 코드의 절정이 아닌가 싶다.

 

누군가의 죽음이 이렇게도 이뤄질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껴보는, 왠지 코미디가 아니고서는 정말 이것이 실화? 라고 물어보게 되는 결정판이다.

 

 

 

친구의 마지막 길을 보내는 데에 있어 함께 한다는 취지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에 시체 소동으로 인해 벌어지는 과정은 큭. 웃게 됐다가 그 상황으로 인한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모든 이야기마다 담긴 사연들은 혹독한 기후에 맞서 살아나가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위트와 허풍을 적절히 가미해 들려주는 이야기라 단편소설만이 가진 매력을 느끼며 읽어볼 수 있는 작품으로 가볍게  읽으면 좋을 유쾌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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