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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박물지 - 인문학과 미학을 넘나드는 이어령의 시선 63
이어령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3월
평점 :
2007 년도에 초판이 나온 이후 새롭게 다시 만나본 개정판이다.
저자의 탁월한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 문화를 다루는 내용들은 그때를 아십니까? 란 카피 제목과 함께 제목 자체에서 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박물관도 아닌 박물지, 제약이 많아진 지금의 생활을 생각해본다면 선견지명(?) 같은 느낌마저 드는데, 옛것을 그리면서 읽는 시간도 되고, 어린 시절의 기억 소환을 통해 그때는 그랬었지~라는 회상에 젖게 한다.
가위, 갓, 매듭, 계란꾸러미, 버선, 바지, 키, 다듬이, 돗자리, 박, 병풍, 보자기, 신발, 씨름, 이불과 요, 윷, 장승, 종, 지게, 창호지, 초롱, 칼, 연, 팔만대장경, 한글, 한약....
총 63개의 주제를 통해 바라본 시각은 우리나라만이 지니고 있는 창의성과 이를 활용에 염두에 둔 뜻을 헤아리는 글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일본과 서양, 중국과의 비교를 통해 그들의 것과 어떤 점이 다른지, 일테면 상(밥상)을 통해서는 식사를 통한 공간의 개념과 이를 활용하는 차원에서 달리 받아들여진다는 것과, 수저와 젓가락의 조화가 한국인들 정서에 어떤 영향을 담아내고 있는지, 지금은 민속촌이나 고택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희귀해진 창호지에 대한 이야기와 키에 대한 이야기, 우주와 인간과의 공존을 통해 그려보는 악기들의 사용들, 바지의 활용도가 서양의 양복과 어떤 점에서 생각의 차이를 이루고 있는지까지...
읽다 보면 주변에 항상 그 자리에, 인간의 사용의 필요성에 따라서, 때로는 시대를 반영하는 유행처럼 사용된 물건들의 쓰임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데에 저자가 쓴 내용들은 발전된 우리 삶의 변천사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느끼게 한다.
K팝이 유행하고 한류의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지금, 드라마에서 나오는 갓이 서양인들의 눈에는 신기하고 이를 차용한 변형된 새로운 패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물속에 갇혀 있는 물고기가 지상으로 나와 하늘에 가깝게 오른 모습으로 연일 청아한 소리는 내는 풍경의 모습은 자연과 인간, 건축의 조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내용들은 삶에 대한 향수를 그리워하게 만든다.
길지 않은 짧은 글 속에 담긴 내용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을 때 할머니, 어머니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 시절에 봤던 모습들이 잊고 살았던 과거 속으로의 추억을 소환함으로써 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여~를 연발하며 읽게 되는, 저자의 글을 통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새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