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파이브 -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
핼리 루벤홀드 지음, 오윤성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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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살인마란 명칭으로 알려진, 그러나 아직까지도 정확한 실체에 대해선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는 인물로 떠올리게 되는 이들 중엔 당연코 잭 더 리퍼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각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연구나 조사, 영화, 드라마, 책 속에서 다룬 그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호기심의 대상으로 남지만, 우리들은 그에게 희생당한 여인들에 대해선, 그저 '매춘부'들이란 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가해자가 소위 말하는 사람들의 관심도를 넘어선 희대의 스타 살인자로 군림하게 된 이면에 희생당한 다섯 명의 여인들의 삶을 추적해 조명함으로써 그녀들에 대한 보다 다각적인 부분들을 다룬다.

 

폴리,  애니,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제인-

 

 

 

 

 

그녀들이 살아가던 시대는 대영국 시대, 특히 빅토리아 시대를 살아가던 여인들로서 그녀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인생을 취재하고 그녀들이 왜 살인마에게 죽음을 당해야 했는지에 대해 다룬 내용들은 19세기 런던 화이트채플 살인 사건을 통해 사회적인 분위기로  의도적으로 외면하거나 감춰진 차별들의 문제를 파헤치면서 진행된다.

 

 

여성들의 지휘가 지금보다 열악했던 당시의 사회적인 부분들, 문학 작품 속에서 그려진 그 시대의 생활상들을 통해 조금이나 이해는 하고 있었지만 실제 이들이 살던 사회 구조상의 남녀 간의 사휘적인 구분과 차별은 가부장제란 사회구조, 가정 내의 불화로 인해 이혼을 하지만  사회적으로 취업조차 어려웠던 그녀들에게 닥친 불행의 시작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조사와 검증을 통해 낱낱이 파헤친다.

 

 

 

다섯 명의 여인들이 '매춘부'란 낙인이 찍히고 살해된 사건을 바라보는 당시 사회적인 시선들은 물론 지금도 여전히 여성 혐오에 대한 문화적인 차별이 존재하는 시선들은 저자가 다룬  글들을 통해 더욱 체감 있게 다가온다.

 

 

저자는 이들에 대한 부검 보고서와 증인들에 대한 심문 내용들, 부족한 자료임에도 인내를 갖고 이들의 삶을 투영한 조사 내용들을 통해  모두가 '매춘부'가 아니었다는 사실과 함께 단지 '매춘부'란 이름만으로 그녀들이 죽을  이유가 당연하다는  인식은  갖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찬란한 영광 뒤에 감춰진 빈민가들의 비참한 삶, 런던 거리의 뒷골목과 열악한 환경에서 피임방법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불리함과 가난 속에서 많은 자녀들을 건사해만 했던 여성들의 삶이 생생하게 묘사된 점들은 가해자에 대한 올바른 비판과 그에 희생당한 여인들의 삶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함을 일깨워준 책이다.

 

 

단순히 흔적조차 알 수 없는 살인마에 대해 홀릭되어 버린  인식을 벗어나  피해자와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올바른 시선에 대한 필요한 부분을 알아가는 여정은 저자의 끈질긴 자료수집에 대한 감동마저 불러일으킨다.

 

 

1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잭 더 리퍼에 대한 환상에 젖어있는 우리들에게 5명의 여인들을 생각해볼 시간을 주는 준 책, 특히 마지막 10여 페이지에 대한 저자의 글은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한 책이다.

 

 

- 그를 살아 숨 쉬게 하려고 우리는 피해자들을 잊어야 했다. 이 망각에 대해 우리는 공범이다. 신문에서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인터넷에서 '잭 더 리퍼 전설'을 거듭 읊을 때, 그 기원과 출처를 검토하지 않고 증거의 신뢰성을 따지지도 않고 그 밑에 깔려있는 전제들을 문제 삼지도 않고 학생들에게 그 '전설'을 가르칠 때, 우리는 폴리, 애니,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 제인이 겪은 불의를 영속화하는 데 가담하는 것이고 가장 비열한 종류의 폭력들을 용인하는 것이다. - p 403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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