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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걷힌 자리엔
홍우림(젤리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2월
평점 :
웹툰계에서 유명한 작가 홍우림(젤리빈)의 작품이 소설로 출간됐다.
조회수를 통해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작가의 작품, 배경 또한 한국이라 낯설지 않은 장점을 지닌다.
1900년대의 경성이 주무대로 지금의 안국동의 옛 명칭인 안국정 모퉁이에 자리를 차지한 상점이 있었으니 그곳엔 '오월 중개소'란 가게가 있다.
미술품과 골동품을 취급하는 이곳엔 좀 특별난 능력을 지닌 최두겸이란 자가 있는데, 다름 아닌 그가 가진 능력이란 바로 보통 사람들은 보고 들을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상상을 초월한 이상한 기묘한 존재들이 찾아와 누구에게도 들려줄 수 없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문제 해결을 부탁한다.
그러던 어느 날 두겸 앞에 영물 뱀인 치조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데, 그 뱀은 두겸의 목숨을 구해준 인연이 있는 관계, 과연 두겸은 치조가 원한 바를 이뤄줄 수 있을까?
모처럼 한국의 판타지 소설을 접해 반갑기도 하고 소재 설정 자체도 한국의 전설처럼 여겨지는 느낌마저 들게 하는 친근감이 앞선 작품이다.
각자의 아픈 사연들을 가진 자들이 찾아온 사연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서로 치유해가면서 나아가는 모습은 제목 자체가 의미하는 뜻과 부합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겸 자신에게는 그들의 이야기가 힘들게 들려질 때도 있었겠지만 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입장에선 한줄기 희망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영물이긴 하지만 약간 허당이 들어있는 치조와의 조합은 그야말로 이 작품에서 조화로운 커플로 읽는 재미를 준다.
두겸 곁에 지원군처럼 있는 우인, 호, 경소흠의 존재도 균형 있는 조화를 이루면서 그려진 내용들은 타국의 기담이 혼합된 이야기와 차별화된 느낌을 준 작품이다.
기담과 환상이 적절히 배합되고 어둡지 않은 내용, 현실에서도 이런 고충을 들어주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단 생각을 해보게 된 내용들과 함께 우리의 삶 속에 깃든 용서와 사랑의 마음들이 전해져 온 따뜻함을 느낀 책이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