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내려온 전화 부크크오리지널 2
글지마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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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전설의 고향'을 통해서 그린 저승사자란 이미지는 어둡다.

 

복장도 그렇고 그들이 자신의 임무수행을 하기 위해 저승에서 이승으로 오는 과정도 고전극이든, 현대적인 감각을 드러낸 '도깨비'란 드라마든 간에....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이치는 누구나 받아들여지는 자연의 법칙이지만 만약 저승사자가 우리들 실생활에서 마주 보는 이웃으로 함께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정확히는 저승 차사 인 한 봄을 비롯해 그녀의 동료들이 하는 일이란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저승세계의 공무원이다.

 

한 달에 두 번, 보름과 그믐달에 이승에 있는 사람이 저승에 있는 자와 통화를 희망하고 자신의 삶을 마칠 때 도와주는 역할은 그녀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패턴의 연속들이지만 이웃들의 눈초리는 결코 부드럽지 않다.

 

 

그녀가  짊어지는 임무수행에 대한 무게는 이승과 저승이란 연결을 이어주는 통신원 역할을 하는 저승 차사란 임무를 하는 가운데 하나의 도구처럼 여기면서 살아가고 현재의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느끼는 심정의 변화는 그녀에게 오는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을 수도 있고,  무심히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사연이자 또한 지나쳐버릴 수도 없는 아픔을 지닌 사연들을 들려준다.

 

 

부모의 죽음으로 인한 아이의 마음, 죽은 약혼자를 못 잊는 남자, 이슈화된 어느 경비원의 죽음처럼 폭언과 폭행으로 인한 사연, 늦은 나이에 만난 남편과 돌보던 강아지들의 죽음 이후 자발적 죽음을 선택한 부인, 특히 타인들의 눈에 안정된 직장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이지만 자신만의 인생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던 어느 40대의 여인의 사연들은 고통 속에 죽는 죽음이 아닌 방식을 선택한다는 설정이 무척 독특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특정한 장소, 조건을 통해 사연자들이 선택하는 죽음 방식은 자살이란 이름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안락사에 가깝다.

 

 

특히 현실 속에서 죽은 자와 통화를 한다는 세상, 아픔 없는 죽음의 자발적 선택, 그렇다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두렵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작품 속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판타지를 취하지만 현실적인 물음들을 던지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한 봄이 택한 선택은 어쩌면  진정으로 삶에 대한 방식을 달리 보는 것부터 시작해 누군가를 사랑이란 감정으로 대하고 이를 통해 그 스스로도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마음도 갖게 되면서 불완전한 자신의 마음이 어느새 인간의 마음처럼 변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한 봄을 통해 생과 사의 갈림길은 정말 달에서 내려온 전화 한 통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살아가면서 생에 대한 의미와 의지,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이어주는 진실된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생에 대한 의미임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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