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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고도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21년 11월
평점 :
작은 일상에서 묻어나는 모습들을 통해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작품을 쓰는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이다.
직장생활 7년 차인 고미마 다스쿠는 좌천성 인사발령으로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섬 고오니가시마로 가게 된다.
뱃멀미로 인한 고생으로 간신히 도착한 섬에는 각각 개성이 두드러진 주민들이 있었으니 고미마가 이후 겪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함께 흐른다.
물론 처음부터 일탈을 꿈꾸며 섬에 바로 적응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점차 비밀을 감추고 있는 청년 쇼와 섬을 돌아보면서 남다른 느낌을 받게 되고 섬에 얽힌 과거로 인한 동 군과 서 군으로 나뉜 긴장감을 알게 된 그는 과연 잘 적응하면서 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읽는 내내 마치 그 섬에 고미와 함께 여정을 이어간듯한 기분을 느꼈다.
전작들에 등장한 인물들과도 같은 분위기를 느껴보게도 되고 읽는 가운데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동화되는 과정들이 그 섬이 실제로 있다면 방문해 보고 싶단 느낌을 가지게 했다.
누구나 일탈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 떠나고 싶지만 고미마처럼 좌천성으로 가게 된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다.
고미마 자신이 섬사람들과 소통하고 동 군과 서 군이 서로 합쳐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가운데 다른 돌발 문제로 인해 난감함을 겪는 과정은 이를 계기로 진정한 삶에 대한 기쁨은 무엇인지, 이웃들과의 화합은 어떤 것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절로 응원하게 됨을 느끼게 한다.
작품 속에는 BTS의 [매직 숍]이 모티브로 등장하는데 다스쿠의 마음을 위로해준 섬 친구 루이루이로 인해 알게 된 노래의 한 구절이 그들 모두에게 위안을 주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과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고미마가 진정한 자신의 안식처는 푸른 고도에서 만나게 된 동료들, 이웃들, 새로 사귄 친구들이었단 사실을 깨닫는 과정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집콕으로 인해 답답한 마음을 잠시나마 잊어버릴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 그곳으로 떠나고픈 마음이 절로 들게 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