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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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하드보일드의 신세계'라 평을 받았던 작가의 신작이다.

 

 

용병 생활을 했던  K-

 

 

어느 날 한 팀에서 팀장이었던 안나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

"부탁이 있어."

 

그 말 한마디로 그녀를 만나기 위해 도착한 곳은 외진 시골로 인적도 드문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풍의 건물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각인이 될 만큼 인상적인 타입, 안나로부터 마리란 아이를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그녀 스스로 마리를 위해 이 건물 주인인 할머니의 일을 해결해주는 조건으로 일한다는데, 어찌 된 분위기가 하루에 한 사람씩 참혹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자신은 오로지 안나의 개인적인 부탁만을 들어주기 위해 온 것임을 누차 밝히는 K지만 몸에 밴 용병의 눈썰미는 속이지 못하는 법이다.

 

 

적을 죽여야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전쟁터에서 모든 것을 겪은 그에게 팀 자체에서 친구를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 그저 동료는 동료일 뿐이란 프로의 정신은 이곳에서도 여전하지만 작은 고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결코 그를 가만 놔두질 않는다.

 

 

마약, 도박, 매춘들이 난무하는 곳, 그곳에서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유지하고 자신의 뒤를 이을 자를 생각하는 할머니, 무소불위 손자들과의 전쟁은 콩가루 집안도 이런 콩가루 집안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피비린내가 난무하는 생것 그대로의 현장을 보인다.

 

 

아무도 믿지 말 것, 오로지 나 자신만 믿을 것을 강조하는 용병의 세계, 돈을 받은 이상 그에 맞는 일을 하되 결코 선을 넘지 않는 그들의 세계 묘사와 K란 인물의 독특한 시니컬한 캐릭터는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한 템포 숨을 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미 가까운 동료들의 죽음을 봤기 때문에 그의 가슴속에 간직된 삶에 대한 생각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연민을 보인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어?

-생각해서 달라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아.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자체도 그때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의 긴장감 구도는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이어지면서 살인사건의 진범을 밝혀나가는 과정과  액션 스릴러의 맛을 선사한다.

 

 

저자가 밝혔듯이 오마주에 대한 이미지나 대사들은 종종 떠오르는 작품 속 내용들이나 묘사들로 이루어져 있어 철저한 프로의 세계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비정한 말과 행동들을 통해 인간의 거대한 야망과 욕심의 화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화끈한 액션과 자유자재로 무기를 다루는 솜씨의 표현들과 현장 장악력, 그 가운데 마리를 향한 무심한 듯 애정을 보인 K의 활약이 인상적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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