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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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舊 스토리 공모대전) 대상작을 접해본다.

 

어린 시절 엄마의 정신적 광기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 10살에 정신과 의사인 칼 번햄에 의해 입양이 되었지만 과거의 기억은 전혀 잃어버린 상태로 자란다.

 

 

어느 날 피카소의 '게르니카' 그림을 보고 매료된 그녀는 황소가 튀어나와 자신을 공격하는 환영을 보게 되자 자신의 유전적인 영향으로 인한 진단을 받게 된다.

 

이후 꾸준히 약을 복용하던 차, 꿈속에서 그린 그림이 현실로 돌아오면 그림에 대한 기억조차 하지 못하자 약을 끊고  꿈에서 본 그림을 잊지 않고 현실에서 그리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러던 그녀의 꿈속에 미지의 병원 미로와 숨겨진 병실, 그 안에서 에린이란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던 바를 이루기 위해 그녀와 거래를  하게 된다.

 

 

통상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 차이를 확연히 구분할 수 없는 묘한 설렘을 동반한다.

 

이 작품  또한 읽는 내내 판단의 기준점을 모호하게 할 만큼 현실과 꿈 사이를 교묘하게 넘나들듯 위태위태한 부분들로 이어진다.

 

 

황소를 보게 됨으로써 받은 그림에 대한 영감과 질투, 이를 이용해 에린이 그린 그림을 자신의 그림으로 세상에 내세움으로써 갈증 해소를 이루는 과정은 여전히 그녀 자신조차도 에린이 현실 속의 인물인지, 자신의 꿈속에서 나오는 인물인지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보인 진행을 통해 독자들 또한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똑같은 자식이라도 아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저버린 엄마, 인간의 그릇된 욕망의 실현을 이루기 위해 이용된 자신의 비밀들, 에린이 저지른 살인 사건을 통해 밝혀내는 과정들은  한 사람의 온전한 객체로서 살아갈 수 있었던 의지마저 꺾어버린 그릇된 사람들의 행동으로 인한 사실이 아프게 다가온다.

 

 

- 가장 잔혹한 파괴가 가장 관대한 사랑이 되고

  가장 새빨간 거짓이 가장 굳건한 진실이 되고

  가장 추악한 현실이 가장 아름다운 꿈이 되었지.

 

 

 

“완전한 기억상실이라는 축복” 이란 말은 그녀에게 있어선 이보다 더한 언어폭력은 없을 것이란 생각마저 들게 한 진실의 내막들을 통해 그녀에게 또 다른 새로운 삶에 대한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안개가 항상 끼여있는 듯한 환영, 그 안에서 누가 진짜 그녀이고 가짜인지를 독자들 나름대로 추리를 해가며 읽는 과정 또한 색다른 스릴을 느끼게도 했던 작품으로  그녀가 남긴 일기 속 내용은 세상에 합류하며 보통의 삶으로 살아가려 한 모습이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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