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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위로 - 빛을 향한 건축 순례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여행을 할 때면 건축과 미술에 관한 것을 많이 보려고 한다.
특히 건축을 볼 때면 총체적인 집합체의 영역이란 생각을 하고 있기에 이번 책을 접하면서 새로운 관점에서의 순례 여행을 가본 듯했다.
시공간을 초월한 건축미가 주는 느낌, 그런데 이 책은 빛을 향한 건축 순례란 부제가 붙어있다.
빛이 주는 방향에 따라 건축가가 의도한 건축이 지닌 의미는 물론 자신이 건축물에 들어선 순간 느끼게 되는 감각을 정적으로 그린다.
빛을 ‘침묵, 예술, 치유, 생명, 지혜, 기억, 구원, 안식’의 여덟 유형으로 나누고 이를 통해 우리들의 삶 속에 간직된 여러 감정들을 돌아보게 한다.
각 챕터마다 저자가 방문하고 그에 연결된 작가의 의도나 건축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의 빛의 방향이 시간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건축 안의 시공간을 느껴볼 수 있게 한다.
오로지 나 혼자만의 공간에 서서 건축이 함축하고 있는 무언의 예술의 세계 속에는 오로지 빛을 따라서 여행한다는 취지에 공감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첫 장 챕터인 침묵의 빛 장소인 르 토로네 수도원이 주는 침묵 그 자체가 주는 평안함이 빛에 의해 보인 부분 부분 건축의 모습들, 지혜의 빛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도서관의 모습들은 절제의 미와 오로지 빛에 의한 영감을 통해 사용자와 건축의 조화가 어떻게 달리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보인 좋은 사례란 생각이 들게 한다.
(책들을 보존하고 이를 읽는 자들의 행위들, 건축 안에 이들을 배려한 빛과 조형미들에 대한 부러움을 내내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나의 건축이 선사하는 실용성도 중요하지만 자연의 빛을 통한 건축가의 소신, 자연과의 조화를 통한 현대적인 건축미의 새로운 면모를 들여다보는 기회이자 그 느낌 자체가 주는 감동을 누군과와 함께 공유하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고독한 존재란 말이 있듯 고독과 건축 간의 상관관계는 어쩌면 인위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됨을, 이를 통해서 또 다른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문을 열었을 때의 한줄기 빛을 통해 느껴보는 영감들, 그 안에서 영성에 도달하는 과정이 건축을 통해서라면, 빛을 넘어 또 다른 미지의 세계를 만나본다는 기대감 또한 색다른 감동을 받지 않을까?
저자의 시선과 빛의 여운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 일상의 생활, 건축안에 스며든 영감을 통해 색다른 순례 여행을 했다는 여운을 길게 남기는 책이었다.
**** 출판사 도서 협찬(가제본)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