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들
에마 스토넥스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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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스코틀랜드 앞바다에 있는 엘런모어 섬에서 등대지기 세 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미제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다.

 

보통 등대라고 하면 어둠의 바닷길을 안내해 주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런 등대의 형태는 육지에 세워진 것도 있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메이든 등대는 암석 위에 세워진, 육지와는 동떨어진 곳에 있는 등대다.

 

 

 아서, 빌, 빈센트가 일하던 곳인 메이든 등대는 일정기간 일하고 육지로 나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교대근무를 반복하는 그들에게 1972년 겨울, 크리스마스를 앞둔 그날은 빌의 휴가 순번이었다.

 

그와 교대하기 위해 온 배 한 척, 하지만 등대에 도착하고 보니 아무도 없었다.

 

파도를 견디기 위해 육중한 문으로 만들어진 출입문은 닫혀 있었고, 두 사람의 식탁 준비, 시계는 8시 45분에 멈추고 있었다는 정황만 남겨놨을 뿐, 그들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은 이후 20년이 지난 후 남겨진 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간다.

 

 

등대 안에서 생활하다는 것은 외로움, 고립감,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 세 사람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지내느냐에 따라 작업환경과 분위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책임자인 아서, 신경질적인 빌, 범죄 경력이 있는 빈센트란 세 사람의 조합은 등대지기란 직업을 통해 서서히 숨겨진 긴장감을 드러낸다.

 

 

그들의 아내이자 여자 친구였던 헬렌, 제니, 미셸을 만나 그들이 당시 겪었던 일들을 취재하고자 만난 작가의 연락으로 인해 그녀들도 말하고 싶지 않았던 과거들이 서로 간의 갈등과 반목들이 밝혀지는 부분들은 충격적이었다.

 

 

등대가 육지에 세워졌더라면 아서와 헬렌의 관계 회복은 부부란 이름으로 서로에게 위안과 역경을 이겨나갈 수 있었을 텐데, 서로 동떨어진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들 나름대로의 감정선은 메말라감을, 등대지기로 있는 시간이 더 편안함을 느껴가는 아서의 심정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현재의 시점에서 당시 사건을 바라보는 헬렌의 입장과 제니와의 생각 또한 다른데,  죽은 자와 아직도 돌아올 것이란 희망을 걸고 사는 반대의 생각과 과거의 일에 대한 두 사람의 반목이 쌓이면서 밝혀지는 비밀들은 바다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세 남자의 불안감과 긴장감에 이어 연장선처럼 그려진다.

 

 

과연 사라진 그들에겐 무슨 일들이 벌어졌을까?

 

저자가 그린 상상의 이야기는 등대 안과 남겨진 자들의 관계를 통해 그들이 간직하고 있던 과거와 죄, 균열이 벌어지면서 원한으로 가게 되는 과정들을 촘촘히 그려내고 있고 현재의 남겨진 자들의 아픔과 상실,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잘 그려냈다.

 

 

등장인물 모두의 이야기 속에 담긴 마음에 공감하면서 읽게 되는 작품, 풀리지 않은 실제 미스터리가 정말 궁금해진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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