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모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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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기억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 청소년들의 풋풋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같은 반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것을 구해주기 위한 조건으로 다른 반 여학생 히노 마오리에게 고백하란 조건을 받아들인  가미야 도루.

 

 

하루의 일과라고는 그저 무색무취의 무미건조한 삶을 살던 도루가 행한 행동은 뜻밖에도 히노로부터 세 가지의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승낙하겠다는 말을 듣는다.

 

 

첫째, 학교 끝날 때까지 서로 말 걸지 말 것. 둘째, 연락은 짧게 할 것. 마지막으로 셋째,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p-96

 

 

사귀는 것이 아닌 겉모습만 사귀는 것처럼 시작된 둘 사이는 어느덧 도루의 마음에 히노의 밝은 모습을 담아두게 된다.

 

 

하지만 사고로 인해 하루 동안의 일을 자고 난 후엔 모든 것이 리셋되어버리는 '선행성 기억 상실증'이란 병을 앓고 있는 히노의 비밀을 알게 된 도루는 히노가 하고 싶어 하던 것들을 함께 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기억이 리셋됨으로써 매일 만나는 도루라 할지라도 새로운 사람으로 인식하는 히노의 입장에선 이 외에도 모든 것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 수첩과 일기를 통해 기록하려는 노력을 하는 가운데 도루는 그런 히노가 행복하고 즐거울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여건하에서는 모든 것을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책의 흐름은 같은 하루의 일들을 겪은 세 사람의 시선을 통해 그린다.

 

히노의 병을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 이즈미, 도루, 히노의 다른 방향과 느낌들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들의 우정과 풋풋한 사랑의 감정들을 느끼게 한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나이에 상관없이 도루처럼 다정함을 지닌 성정으로 히노가 해보지 못한 희망사항을 들어주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히노로부터 받은 현재를 외면하지 않고 부딪쳐나가는 용기를 본받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면 히노는 도루로부터 자신의 병을 잠시나마 잊고 즐거움이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감정을 느끼는 발전을 보인다.

 

 

둘의 관계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도루를 향해 스스로 기억을 해내려는 히노의 노력과 자신의 존재가 있었다는 것보다는 히노의 미래를 생각한 도루의 마지막 부탁은 정신적인 면에서 기억은 사라졌을지 몰라도 몸이 기억하는 느낌들은 존재한다는 아픔을 느끼게 한다.

 

 

아픈 상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미해질 수는 있지만 그 상처에 대한 기억은 쉽게 지워질 수만은 없다는 것, 그렇기에 히노가 비록 자신의 기억을 찾았지만 과거 속의 자신과 도루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설정은 인생의 한 흐름으로써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마오리의 말처럼 히노나 자신이 도루에 대한 기억을 조금씩 서서히 잊어가겠지만 그렇다고 도루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사랑이란 서로의  기억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온갖 것이 변해간다 해도. 인생을 삶으로써 과거가, 아름다운 것이 흐릿해진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있다.

 

 

사랑의 본질을 기억이란 소재를 통해 그린 책, 청춘들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함께 서정적인 표현과 풍경이 인상적으로 남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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