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덴 대공세 1944

아르덴 대공세 1944 -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막
앤터니 비버 지음, 이광준 옮김, 권성욱 감수 / 글항아리 / 2021년 4월

일명 벌지 전투, 바스토뉴 공방전으로도 알려진 아르덴 대공세를 다룬 책이다.

히틀러 최후의 발악으로 알려진 전투, 서부전선에서의 불리함을 뒤집을 마지막 전투로 모든 병력을 차출해 싸웠던 전투의 상황을 그린 이 책은 초반에 공세가 이어지기 전 양 진영의 상황들을 보여준다.

당시 공세를 치르기 전, 연합군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성공을 통해 승세를 이어갔지만 보급 문제로 인해 생각처럼 독일을 밀어붙이지 못한 상태였고 독일은 이를 두고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다.

 히틀러는 자신의 암살 기회가 실패로 돌아가고 서부전선에서의 불리한 점을 타개하기 위해 기상상황을 이용한 대공세의 작전을 계획한다.

공격시간을 바꾸고 비밀유지를 위해 최측근만 알고 있던  상황 전개로,  시작되자마자 벌어진 공세는 초반에는 독일이 우세했다.

연합군의 독일군 침공이 어려울 것이란 오판으로 인한 공세의 시작은 휘르트겐 숲 전투와 마켓 가든 작전에서 독일군의 방어를 돌파하는 데 실패, 보급 문제 해결을 위해 진격을 멈추면서 잠시 소강으로 접어든다.

소련 또한 보급 문제와 후방 문제로 인해 진군을 멈춘 점, 여기에 연합군이 확보한 안트베르펜은 사실상 유일한 최전방 보급 창구였다는 점이 상황이 불리함을 알게 한다.

독일 또한 연료 부족, 병력의 보충이란 문제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된다.

기존의 전투로 인한 병력 상실은 동부전선에 있던 병사들을 서부로 차출해야 했던 상황, 여기에 가을 안개 작전을 두고 장성들이 반대했지만 이를 거부한 히틀러의 명령은 자신이 스스로 이 모든 것을 주도하는 것으로 이끌어 나간다.

이런 가운데 아이젠하워의 전략지시는  미군 소속 공수부대인 82사단을 생비트로, 역시 다른 공수부대인 101사단을 바스토뉴로(트럭에 탑승시켜서) 보내면서 독일군은 주춤하게 된다.

더군다나 아르덴 중부에 속하는  생비트가 미군의 장악으로 이어지면서 독일 내부에서도 아르덴 공세에 대한 작전 중지에 대한 의견을 히틀러에게 물어보지만 그의 야망을 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연합군의 항공력 제공권 장악에 따라 버틸 수없었던 독일은 바닥을 드러낸 연료  보급 연기, 장비의 정비와 확충, 날씨에 따른 변이 사항들로 인한 연기로 버티다 사실상 마지막 공세라고 할 수 있는 보텐플라테 작전으로 연합군 항공기를 격파하는 데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전세는 이미 연합군으로 기울어진 상태, 정예병력들이 이 공세로 대부분 피해를 입었고, 1월 11일 독일군이 후퇴한다는 징후가 분명 해지는 가운데 소련군은 바르샤바, 동프로이센을 공격했다.

이후 아르덴 대공세가 종료되고 전범 처리 과정은 증거수집을 토대로 다하우 미 군사재판에서 이뤄졌다.

세계 2차 대전 마지막 가장 치열했던 전투라는 아르덴 공세, 이 전쟁을 통해 독일군은 연합군의 진격을 6주일 늦추는 대신 자신들의 패망을 6개월 앞당긴 결과를 낳았다.

개전 초지 이미 독일군은 프랑스 점령 시보다 열악한 환경에 처하고 있었다.

가장 큰 원인인 히틀러의 망상에 젖은 계획, 이를 거부하지 못했던 수하 장교들, 연료 부족과 경험 많은 병사들의 감소와 훈련 미숙으로 인한 신참병사들의 전투력들, 여기에 히틀러가 간과했던 연합군 지휘권의 강력한 지도력과 재빠른 상황 대처 능력, 풍부한 연료, 항공기를 이용한 제공권 장악, 아이젠하워에게  모든 결정권을 일임했던 단결이 합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연합군 측에서도 지휘 군을 두고 누가 먼저 선 공격에 나서느냐에 따른 경쟁심, 영, 미의 언론들까지 합세하면서 미국과 영국 간의 분열들은 히틀러 공세 못지않은 골칫덩어리였다.

하지만, 전쟁에서 가장 피해를 당한 당사자들은 실전에 임하는 병사들과 민간인들이다.

역사적으로 독일, 프랑스에 합류되었다 이탈되기를 반복했던 알자스 지방이나 독일 국경과 맞대고 있었던 벨기에 국민들의 깊은 상처는 저자가 그린 모습을 통해 더욱 실감 있게 다루어졌다.

증언을 토대로 한 실제의 상황들인 동상, 참호 속에 갇힌 채 적과 마주 대해야 하는 상황, 이질, 폐결핵, 성병, 민간들의 음식 약탈과 강간, 총살을 자행한 독일군들, 특히 독일군을 공격했던 벨기에 레지스탕스에 대한 보복을 벌인 독일군들의 패악은  몰랐던 부분들이기에 더욱 놀라움을 지니게 했다.

저자는 말한다.

역사학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들 가운데 하나인 병사들의 희생을 줄이려는 목적에서 사용한 무기들로 인해 민간인들의 희생이 더 컸다는 사실을, 이는 전쟁사를 통틀어 가장 기본적인 생명의 귀중함을 넘어선 행동이었음을 들려준다.

전쟁 기간 중 진실로 자신의 철학에 따라 전선에 나가 싸운 병사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적국의 병사로 차출돼 미군의 포로가 된 어린 병사들의 포로수용소 수감들은 물론이고 오격으로 인해 아군끼리 죽음을 당한 경우, 옆 동료가 이미 숨져있지만 그 곁에서 적과 싸워야 했던 극도의 피 말리는 전장의 모습들은 광기와 야망에 매달린 한 인간에 의해 벌어진 일로 생각하기엔 너무도 많은 처참한 결과를 낳은 전쟁이었다.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고 전쟁이 끝났어도 여전히 지뢰밭을 오고 가며 살아가야 했던 민간인들의 고충과 트라우마들..

일반적인 전쟁사와는 달리 당시 관여했던 지휘부는 물론 일반인들, 장교, 병사들의  시각으로 그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어 아르덴 대공세란 키워드를 다각도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책, 저자의 풍부한 군사적인 지식과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준 책,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