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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기 - 에리히 캐스트너 시집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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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00년도 넘는 시기에 출간된 시집이다.
저자 자신의 고국인 독일에서 출간되지 못하고 스위스에서 출판된 원본의 이 작품은 ‘에리히 캐스트너 박사가 시로 쓴 가정상비약’이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마주 보기'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당시 저자가 살아온 시대는 세계대전이 있던 시대였던 만큼 제목에서 주는 상실의 여러 가지 아픔을 위안과 위로를 담아낸 내용들이 많다.
가정상비약은 불시에 닥친 상처나 기타의 종류로 인해 필요로 할 때 말 그대로 구급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이다.
저자가 쓴 시의 차례 또한 이런 점에 염두를 두고 제목들도 사용 지침서를 나열해 그때의 감정에 맞는 시를 선택해 읽어볼 수 있게 다룬다.
일례로 '나이 드는 것이 찾아 슬퍼질 때', '어머니를 생각할 때', '자신감이 흔들릴 때'같이 제목만 읽어도 선택이 쉬워지는 것들이라 나의 감정에 맞춰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내용들 또한 압축된 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의 선택과 시대는 흘렀어도 여전히 내용들이 유효하게 전해지는 감정에 대한 느낌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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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는 절제를 통한 글들이 직설적인 표현들 때문에 더욱 가깝게 다가서게 한 것이 아닐까도 싶은 생각이 들 만큼 한 차트 한 차트 읽을 때마다 인간들의 지닌 감정에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한다.
실제 문인으로서 양심적으로 당시 나치 지배에 대해 정권과 타협하지 않은 그의 행동과 그의 시집은 바르샤바 게토 유대인들이 직접 손으로 써가면서 읽었다고 한다.
모든 이들의 고통과 상념에 대한 위로가 담긴 시,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우리들에게도 꼭 필요한 비상약 시집이 아닌가 싶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