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주

섭주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박해로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7월

눈에 보이진 않지만 현실 세계에서 뚜렷한 어떤 현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오랜 무속신앙을 바탕으로 그린 드라마나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의 배경이 되는 이런 소재들은 지금도 풀리지 않는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함을 가진다.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초등학교 교사인 강서경은 어느 날  꿈속에서 친모를 만나고 싶다면 봉평마을 제선당으로 가란 목소리를 듣는다.

마을에 도착한 그녀가 본 것은 커다란 회색 뱀과 길고양이 떼들이 뱀을 공격하는 것을 본 것이었고 이후 병원에서 조차도 병명을 알지 못한 채 않기 시작, 더욱이 그녀 가방 안에는 방울과 청동 거울이 들어있었다.

그날 이후 얼굴과 표정, 학교 안에서도 폐쇄적인 성격을 지녔던 그녀가 변한다.

거침없는 말과 뱀들이 출현하고 고양이가 죽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현상들, 자신에 대한 비웃음을 행했던 사람들이 이상한 일들을 겪는데....

평범한 한 여인의 변화를 통해 사건이 호러와 공포, 전설 속의 사파 왕과 우녀의 전설이 겹쳐지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름 끼치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흐름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종교와 무속이 지닌 힘들, 끔찍하게 묘사한 뱀의 모습과 사람들을 공격하는 요물들의 실체는 신통력을 가진 무녀의 출현으로 마지막까지 숨통을 쥐듯 분위기를 이끄는 장면이 오싹함은 물론 숨 조이는 긴장감을 높인다.

특히 뱀을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바쁜 인간의 등장은 무속신앙이 주는 무서움 외에도 어쩌면 가장 무서운 존재는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가상의 도시 섭주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 작에 이어 본격적인 장소로 그린 이번 작품은 뱀의 크기도 다양하게 등장해 섭주란 마을 자체를 악의 부활처럼 여겨지게 만들고 읽는 내내 공포체험을 연상케 한다.

책을 덮고 나서도 5마리 5 색깔의 뱀들이 소리 없이 내려오는 모습, 긴 혀를 날름하며 쉐이익~하는 소리가 귓가에 여전히 들리는 듯 한 장면들은 꿈속에서라도 나타날까 두려움마저 들게 한 작품이다.

~범 내려온다~가 아닌 ~뱀 내려온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