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이

사랑하는 아이
로미 하우스만 지음, 송경은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6월

만일 태어나자마자 처음 보는 세상이란 것이 모든 공간이 협소하고 지정된 곳에서만 행동을 해야 하며 숨 쉰다는 는 의미는 그저 공기순환기에 의존하는 삶이라면,  이런 것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14살의 한나는 이런 환경에서 동생 요나단과 아빠, 엄마 레나와 함께 살던 소녀다.

엄마가 아빠를 스노볼을 이용해 쓰러뜨린 뒤 그들의 집이라 불린 오두막에서 탈출하고 이어 자동차에 부딪치면서 병원에 실려가는 상황은 첫 도입부부터 흥미롭게 다가온다.

한편 14 년 전 실종된 24살의 딸 레나를 기다리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찾길 희망하는 마티아스 부부는 레나의 인상착의와 비슷한 용모의 여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곳을 향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딸이 아님을 알고 실망한다.

하지만 정작 딸 레나와 판박이로 닮은 한나를 본 순간 당황하는 그들은 이후 한나를 둘러싼 미지의 의문을 풀기 위해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

작품의 흐름은 한나, 마티아스, 레나라 불린, 정작 자신의 이름은 야스민으로 4개월 동안 사이코패스인 남자로부터 납치당해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야 했던, 정신과 육체적인 모든 것이 허물어진 여인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진행한다.

아스퍼 증후군을 가진 딸 한나의 철저히 틀에 박힌 교육과 성장과정은 동생 요나단이 보인 행동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딸의 실종이 사회적인 무관심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잊힐까 노심초사, 정보를 흘리는 아버지 마티아스의 내면의 고민과 방황, 그리고 성폭행과 학대로 인한 충격으로 외상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리는 야스민의 각자가 지닌  심리적 고통은 독자들로 하여금 안타까움과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한 사람의 반사회적 성향(소시오패스)으로 벌어진 삐뚤어진 사랑의 행태가 어떻게 죄도 없는 생명의 탄생과 그 이후의 환경 속에서 자라왔는지에 대한 부분, 자신이 당한 만큼의 모욕과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극한의 심정으로 납치란 것을 통해 보상받으려 했던 범인의 실체는 상상을 초월한 분노를 자아낸다.

자신들이 당하는 고통 속에서도 오로지 사랑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용기를 드러낸 행동들을 보인 두 여인 레나와 야스민의 모습은  모성애를 넘어선 진정한 사랑의 또 다른 인간애를 드러낸 작품이다.

세상의 시선에서 동떨어진 외딴곳 오두막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이야기를 심리를 통해 제대로 그려낸 작가의 인상적인 작품, 장르 소설상 심리 스릴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