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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자들
루크 라인하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생각지도 못했던 외계인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영화 속 ET처럼 이상한 몰골로 나타나 인간과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설정이 신기하게 다가오게 하는 영화의 연장선처럼 만난 작품이다.
베트남 전에 참전하고 지금은 작은 어선을 소유하고 있는 빌리 모턴에게 어느 날 이상한 물고기가 선실 지붕 위로 올라온다.
생김새는 농구공만 하고 털이 복슬복슬한 것이 마차 털북숭이를 연상시킨다.
자신을 따라 집까지 따라온 미지의 생명체는 곧 아이들과 친해지고 이들 가족은 이 생명체에게 '웃기는 물고기(FF)'란 이름을 붙여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FF는 인간처럼 말하는 법을 배워서 하고 CIA와 은행을 해킹마저 하는 재능을 지녔다.
왜 무슨 목적으로?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빌리에게 FF는 말한다.
"목적은 전혀 없어, 빌리, 우리는 놀러 왔어."
허~ 놀러 왔다는 것 치고는 문제가 좀 심각한 것 아닌가?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해킹을 하다니, 그런데 이런 심각성을 뒤로하고 오히려 재미를 느낀다는 설정도 그렇지만 만약 실제로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면 인간의 입장, 나아가 국가 안보의 입장에선 마냥 웃어 넘길일만은 아닐 것이다.
미국 정부의 개입이 시작되고 이에는 안중에도 없는 외계인들의 대조가 작가의 유머 감각으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웃긴 물고기, 일명 루이란 이름을 부여받은 외계인은 별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닌 단순 장난인데, 인간들의 눈엔 심각 그 자체이니 이들을 잡기 위해 정부기관들이 벌이는 일들은 헛웃음마저 나오게 하지만 반면 이런 일들에 대한 현실적인 비판이 내재되어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베트남전 파병으로 돌아온 후 타인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가는 히피 가족들, 그런 그들에게 정부에 대항해 루이와 함께 당황하게 만드는 모습은 시트콤 같기도 하고 낄낄 거리며 웃게도 만드는 저자의 글이 매력 그 자체를 느끼며 읽게 된다.
전작인 '다이스 맨'에서 보인 신출한 컬트 무비 소설의 형식을 즐긴 독자라면 이번 작품에 대한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을 받으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구를 공격하는 무서운 대상이 아닌 그저 심한 장난꾸러기처럼 미국 정부를 골탕 먹이는 루이, 그런 루이가 우린 인간들에게 보인 행동들은 인간들의 삶에 대한 부조리, 미국의 현실적인 민낯을 비틀면서 유머를 통해 그려낸 글의 흐름이 인상적이다.
허구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루이지만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은 모두 허구로만 보이지 않는 너무도 현실적인 부분들이 등장하기에 다른 SF의 장르를 느끼면서 읽을 수가 있다.
특히 표지가 컴퓨터에서 무수히 많은 알 수 없는 흔적처럼 표현된 점도 이 책의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든다.
만약 루이처럼 능력 있고 재주 많은 외계인이 실제로 나의 곁에 있다면, 과연 무엇을 먼저 원하게 될까?
생각만 해도 무궁무진한 즐거움이 넘쳐흐르는 독특한 외계인, 만나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