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안갑의 살인

마안갑의 살인 ㅣ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5월

추리 소설 중에서도 밀실 살인이란 키워드로 진행되는 작품이 주는 묘미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소재라 더욱 밀도감이 높게 다가온다.

전 작 데뷔작 <시인장의 살인>에서의 신선한 충격이 가시질 않는 가운데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후속작처럼 여겨지는 설정 또한 밀실 살인으로 지목되는 장소인 마안갑을 장소로 그려진다.

전편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동아리 '미스터리 애호회' 멤버인 히루코와 하무라의 콤비가 다시 뭉쳐 사건의 해결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는 이야기 구성은 여전히 호기심을 자아낸다.

지난여름 합숙 기간에 벌어졌던 '시인장의 살인사건' 이후 이들이 갖는 관심사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심령술 능력을 지닌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마다라메 기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마침 오컬트 잡지에서 이 건물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건물과 마다라메 기관과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그곳으로 떠나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이면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다.

흔히 인간의 능력 안에 숨어있는 능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심령술이나 예언을 통해 실제 그 일들이 벌어지는 일들을 목격하는 보통의 사람들 입장에선 무섭기도 하지만 그들이 지닌 능력에 대한 비밀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마다라메 기관이 은밀히 실행했던 실험에 응했던 사람들, 그들 중 예언자라 불리는 노인이 "앞으로 이틀 동안 네 명이 죽는다"라고 예언한 말들이 착착 실행되어버리는 죽음들, 그 배후를 밝히기 위해 오도 가지 못한 채 마안갑에 갇혀 버린 사람들이 벌이는 두뇌 게임이 숨 막히면서도 다음 차례는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심이 함께 깔린 분위기로 이끈다.

특히 전체적인 사건의 배경을 놓고 볼 때 어느 사건보다도 인간의 배신과 고독, 쓸쓸함이 내재한 인생을 관통하는 이면에 자신의 야망과 분노를 제어하지 못한 채 스스로의 인생을 갇히게 한 사람, 이를 이용해 자신의 명예와 복수를 행하려 했던 인간의 모든 감정들을 드러낸 반전이 전작에 이은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게 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한 채 예지능력이란 소개를 삼아 밀실이 주는 숨 막히는 공포, 이들 중 누가 진짜 범인인지를 밝혀내는 히루코의 통쾌한 반전의 사건 해결은 추리 스릴을 좋아하는 독자, 전작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