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문학동네 청소년 53
전삼혜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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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으로 먼저 만나본 작품, 전작 <소년소녀 진화론>에 수록되었던 단편 「창세기」를 씨앗 삼아 탄생한 소설의 연장선으로 출간된 책이다.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소행성과의 만남을 피하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가운데 리아를 비롯한 책임자들이 있고 리아가 동료 학생과의 다툼에 대한 벌로 달에 온 지 여섯 달이 된 시점을 통해 그려나가는 내용은 SF를 표방하면서도 왠지 다른 느낌으로  다가서게 한다.

 

큰 우주 속에 인간들이 이미 달을 점령해 달의 표면을 고르게 만들면서 새로운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문라이터를 수리하기 위한 명목처럼 가게 된 리아가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은 이제는 뿌연 연기에 가려진 것처럼 보이는 별, 그 별 속에 자신이 사랑하지만 고백하지 못한 룸메이트 세은이 차지하고 있다.

 

제네시스가 육성한 아이들, 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은 비밀을 통해 리아와 세은의 연결고리는 더 이상의 희망마저 보이지 않지만 담고 있는 시선들은 여전히 갈망과 희망, 나보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결단들을 통해 여운을 남긴다.

 

자신의 자라온 환경 속에서 스스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고 해야 하는지에 주눅이 들었던 세은에게 리아가 보인 존재감과 용기를 불어넣는 말들은 리아에게 차마 진실과 비밀을 말할 수 없었던 세은의 사랑의 행동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 나의 자유. 나의 등을 밀어 준 바람. 나의 울음 가득한 밤을 지켜 준 사람. 나의 룸메이트. p - 193

 

 

마지막 말이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더라면 더욱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도 좋았을 부분들, 그들 외에도 단, 리우, 제롬, 루카의 삶들 또한 비관적인 현실에서 저마다의 선택을 했고 그런 선택의 존중이 사랑을 지키는 일임을 일깨워준다는 사실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소행성과의 충돌로 인한 지구의 어느 한 부분이 큰 충격으로 사라진다고 해도 세은이 리아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었던 행보를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현재의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누리고 살 필요성이 있음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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