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날의 거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271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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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배우가 권총을 이용해 자살한다.

 

이미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집에서 연주를 마친 후, 그는 무슨 이유로 갑자기 죽음을 택한 것일까?

 

정황상 나(오슈)가 범인으로 주목되고 나는 이 사건의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모든 상황들을 되새기며 추적한다.


책의 흐름은 한 배우의 자살 사건과 그와 연관된 다른 사람들의 자살 사건이 이어지면서 진행되는 가운데 남작인 나 외에 범인의 처남인 펠릭스, 엔지니어인 졸그루프, 의사인 고르스키까지 가세하면서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에 노력한다.


추리 형식을 갖추면서 이어지는 흐름들은 환상문학의 전형처럼 보이는 공포, 불안, 망상, 정신이상에 이르기까지 누가 범인일까에 대한 모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첫 챕터의 말머리인 맺음말을 대신하는 머리말이란 문구가 드러내듯 이 사건은 어떤 괴물로 표현되는 이탈리안이 등장하고 그 이탈리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른 반전이 기다린다.

 

죽은 그들이 기다린 '심판의 날의  거장'은 현실 속 인물인가, 아니면 환상 속의 인물인가?


9월 26일부터 30일까지, 즉 닷새를 넘지 않는 기간 동안에 벌어진 일을 두고 그린 모험과 추적, 망령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을 따라가는 이들의 행동들은 나가 죽은 배우자인 디나에 대한 사랑에 대한 미련과 함께 여러 가지 정황상 범인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정황들을 그리고, 이는 마지막 장에 이어진 편자 후기를 통해서 작품의 묘미를 발휘한다.


이는 읽으면서 의식의 흐름처럼 박힌 독자들이 생각했던 추측의 가능성에 대한 반전을 일으킴과 동시에 눈에 보이는 글만이 다가 아니란 사실, 자기의 죄를 유리하게 이용하려 한 실체의 모습을 그려낸 마지막이라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 우리가 타인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우리 각자는 나름의 최후의 심판을 안에 지니고 있습니다. - p234

 

 


거짓과 진실이 혼합되고 여기에 공포와 환상이 갖는 모든 것들을 갖추어 뫼비우스 띠처럼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가게 만든 저자의 글의 흐름들이 추리와 접목하면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편자의 후기는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인 만큼 독자들에게 깜짝 선물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잊지 말고 읽어보시길~

 

 

 

***** 출판사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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