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2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에서 태어난 노아와 모자수는 전혀 다른 생각과 행동을 통해 성장한다.

 

와세다 대학을 목표로 일하면서 공부에 몰두하는 이삭과는 달리 자신은 나쁜 조선인이란 생각을 가지고 학교 생활을 하는 모자수는 각자 다른 정해진 인생을 택한다.

 

목표했던 와세다 대학에 입학한 노아는 한수의 지원 아래 기숙사와 등록금, 필요한 책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대학생활을 하고 모자수는 학교를 중퇴하고 고로 사장 밑에서 파친코 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형보다 먼저 미국행을 꿈꾸며 영어 공부를 하던 유미와 결혼한 모자수는 아들 솔로몬까지 얻지만 교통사고로 유미를 잃게 되고 갈수록 심해지는 상처로 인한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는 요셉은 술주정뱅이로 살아간다.

 

그런 그의 곁에서 아내로서 살뜰히 간호하는 경희, 그런 경희를 사랑하는 창호의 사랑은 결국 창호를 북한으로 떠나게 한다.

 

 

이렇듯 일본 내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겐 한시도 편한 날들이 없는 고난의 연속이다.

자신의 핏줄을 안 순간 학교 중퇴를 거쳐 자취를 감춘 노아에 대한 삶의 방식은 온전한 그 스스로의 자신의 모습만을 바라보길 원했던 첫사랑에 대한 실패, 그 이후 조선인이란 신분을 숨긴 채 발각될 공포에 떨며 사는 안타까운 모습들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서로 다른 길을 택했던 노아가 파친코 회사에 취직한 일들은 조선인들이 할 수밖에 없었던 일이란 점에서, 결국은 모자수와 같은 길을 걷는 행보를 통해 일본 내에 뿌리 박힌 끝없는 삶의 방향들이 요원한 것처럼 보인다.

 

모자수가 돈을 통해 차별과 무시를 이겨보려 노력한 삶이었다면 노아는 자신의 핏줄에 대한 용서할 수없었던 분노와 모든 것을 떠나 일본인으로서 살 수도 없었던 삶의 한계를 느낀 자살을 통해 인생을 마감한 것은 서로 다른 선택을 통해 그들의 인생 행보를 보인다.

 

일본에서 태어난 조선사람의 자손 솔로몬 또한 외국인 재일 한국인 체류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미국에서 명문대를 나와 취업을 했어도 여전히 국외인 신분이란 점으로 느끼는 한계, 더군다나 일본인 상사로부터 이용당하고 해고당한 점들은 역사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천차만별인 인생 이야기를 통해 이념과 정체성, 진정한 나의 뿌리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을 생각해보게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런 점에서 같은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인의 정서를 가진 피비와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이자 일본인의 정서를 가진 솔로몬의 성장은 생각해볼 부분들로 느낄 수가 있다.

 

 

4대에 걸친 한 가족사를 통해 자손들의 시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그 나라의 제도와 국민들 틈에 섞여 살아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각자 개성 있는 인물들의 모습들은 결국 솔로몬이 파친코를 물려받을 것을 결심하고 선자 또한 이삭의 묘비에서 다시 일어서 일상으로 돌아가듯 삶은 파친코처럼 알 수 없는 행운과 불운의 연속성이란 사실을,  그럼에도 우리들의 인생은  여전히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들려준다.

 

구상부터 탈고까지 30년이 걸린 대작, 이민 후손이 바라본 조선인들의 삶을 그린 작품을 통해 오늘날 전 세계적인 지구촌이란 말이 무색하게 여전히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어지는 제도, 우리나라 또한 다문화 시대를 통해 어떤 보편적인 생각들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면들도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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