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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걸스 - 강렬하고 관능적인, 결국엔 거대한 사랑 이야기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아리(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평점 :
저자의 전 작품이 에세이 형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영미 장편소설인 픽션으로 다가와 다른 감동을 선사한 책이다.
2010년 주인공 89세의 비비안이 어떤 젊은 여인으로부터 자신의 아버지는 어떤 의미였는지에 대해 물은 편지 형식으로, 이에 대한 지난날을 회상하는 글이 연이어 진행되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흐름이 주를 이룬다.
시대적인 배경은 1940년대,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나던 미국이다.
19살의 부유한 집안의 딸인 비비안은 대학교와 집에서 쫓겨나 고모가 있는 뉴욕으로 오게 되는데 고모는 당시 <릴리 플레이 하우스>라는 극단을 운영하고 있었다.
밤이면 찬란한 불빛 아래 젊음의 모든 것을 불사를 수 있었던 뉴욕, 그녀 자신도 젊음이란 상징이 주는 것을 기반으로 쇼걸 샐리아와 어울리며 술에 빠진 쾌락을 만끽하는 생활을 하고, 이어'시티 오브 걸스'라는 연극의 주연을 맡게 되는 "에드나"라는 여배우를 만나면서 샐리아와는 다른 점을 통해 많을 것을 배우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런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운명의 전환점이 생긴다.
연극 오디션을 보러 왔던 안소니와 연인 관계였던 비비안에게 에드나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소문은 큰 충격이었고, 이어 자신도 에드나의 남편인 아서 왓슨과의 키스를 하게 되는데, 이 사진이 퍼지면서 일파만파로 커지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극단을 떠나게 된 비비안은 오빠의 동료인 군인 프랑크로부터 들은 말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갖게 된다.
자신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한 죄책감, 우울함을 동반한 감정이 얼마간 진정될 즈음 페그 고모의 제안으로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게 된 비비안은 그곳에서 우연히 프랭크를 다시 만나고 과거 그가 했던 말 때문에 그를 피하게 되지만 그의 진정 어린 사과와 함께 만나게 된다.
당시의 세계 상황으로 인한 전쟁의 후유증은 프랭크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기게 되는데, 비비안은 이런 그와 함께 만나면서 둘만의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그는 유부남으로서 이미 아이가 있던 상태, 그들이 나누었던 정신적인 사랑과 말과 눈빛, 행동들을 통한 그들만의 세계는 온전한 기쁨이었다.
한 인생에 대한 회고록이자 사랑의 감정과 인생의 긴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경험자로서의 녹록지만은 않은 이야기가 높은 흡입력을 자랑한 책이다.
누구나 실수는 하지만 그 실수를 발판으로 어떤 마음으로 행동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다른 전환점으로 변할 수도 있는데, 비비안의 경우는 프랭크를 만나고 그를 사랑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가에 따른 희망과 욕망, 그리고 그 안에서 발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진솔하게 다가왔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그 시절, 결코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느낌에도 인생은 여전히 흘러가고 그 흘러간 시간의 찰나의 순간에 보인 구원이 비비안을 버티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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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여자는 아닐지 몰라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욕구는 욕구였다. 그래서 나는 진정 원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어쨌든, 여자들은 살면서 부끄러워하는 게 지긋지긋해지는 때가 온다. 그제야 비로소 그녀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젊고 발랄했던, 희망으로 가득 찼던 여인이 한 사람의 인간이란 존재감으로 거듭나기까지 모든 것을 보인 글, 여전히 강한 여운을 남긴 책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