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루몽 1 - 낙화의 연緣
남영로 지음, 김풍기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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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집에는  한국 고전문학전집 5권이 있다.


지금처럼 쉬운 현대적인 글밥이 아닌 전형적인 시구와 해석, 한자가 들어가고 세로로 된 책의 판형으로써 당시 무척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어렵다고만 느꼈던 한국의 고전 여인들의 본색, 월궁항아란 말이 수시로 나오고 그런 가운데 지고지순하며 연약한 이미지의 여성들, 모함과 질투, 그 모든 것을 딛고 행복을 찾는다는 해피엔딩의 설정은 모두가 똑같고도 다른 이야기들의 설정들이 한국 고전 문학의 맛은 바로 이런 맛이지~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그 작품들이 옥루몽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랐다.




천상천하의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관세음보살 님의 힘으로 인간세상으로 나가게 된 문창성군-


한편 인간세상에는  인간들이 많이 모여사는 세상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살아가는 금슬 좋은  양현과 그의 부인 허 씨가 있었으니 어느 날 꿈을 꾼 뒤 지극정성을 다하여 옥동자를 낳는다.


귀한 아들 이름은 양창곡이라 지었으니 총명함이 날로 발전해 갔다.

그런 아들이 어느 날 입신양명을 위해 과거를 보러 떠나게 되고 우연히 소주 자사가 열고 있는 연회에서 절세가인이자 재능을 갖춘 기녀 강남홍을 만나게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이끌리니 곧 운우지정을 맺지만 창곡은 과거를 보러 황성으로, 그 사이 강남홍은 소주 자사의 훼방으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물에 뛰어든다.


하지만 이미 그녀와 친분 관계를 맺고 있던 윤 소저의 발 빠른 대처로 손삼랑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이내 산속 깊은 곳 백운 도사에게 의탁하게 되는데...








말 그대로 고전의 걸 크러쉬 행보를 보는 듯한 전개로 인해 좀체 눈길을 돌릴 수 없는 책이었다.

강남홍이 백운 도사로부터 배운 모든 기예들은 창곡이 나탁이란 오랑캐를 무찌를 때 많은 도움을 준 것을 말할 것도 없고 이외에도 황소저의 벽성선에 대한 질투는 궁중의 암투 이상으로 한 가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내방 규수들의 음모를 보는듯한 전형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기에 흥미진진함을 이끈다.


로맨스 판타지란 문학에서 볼 수 있던 현대적인 작품이 아닌 고전의 작품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때론 설화처럼 내려오는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듯한 관세음보살의 현신과 도움, 강남홍과 적국의 왕이 벌이는 결투의 도술과 요술, 천지를 바라보고 책략을 세우는 과정은 주인공인 양창곡의 활약 외에 진정한 영웅은 강남홍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 남영로는 과거제도에 대한 환멸을 느껴 벼슬길을 단념하고 이 작품을 썼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당시 자신이 갖고 있었던 생각을 풀어낸 듯한 창곡의 과거 급제를  두고 대신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갈라진 의견을 내보인 장면을 통해 드러낸 듯한 부분도 읽을 수가 있다.


홍혼탈이란 이름으로 전장에 나선 강남홍의 양창곡을 사랑하는 마음과, 적국이지만 용서를 하며 다시 한번 기회를 얻는 나탁과 축융 왕의 이야기들은 1편에서의 이야기의 중심이자 가녀린 여인의 영웅담을 보는 듯한 이야기였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한 질투심에 사로잡힌 황소저의 마음을 대신해  하녀 춘월의 계략이 제대로 들어맞을지도 궁금해지고, 이런 공격을 받는 벽성선의  앞날은 어떻게 전개될지도 궁금해지는 1부의 마지막이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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