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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5월
평점 :
영국 북부의 항구도시 스카보로에서 아버지의 통제를 받으며 사는 한나는 혼자 가는 여행에 반대한 아버지를 간신히 설득, 할머니 집 방문 허락을 받는다.
이후 할머니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할머니 집을 나선 한나는 약속한 시간에 아버지 마중을 받기로 했으나 기차를 놓치게 되고 이어 동네 청년 차를 이용한 후 종적이 묘현 한 채, 실종 상태가 된다.
이 사건은 어떤 실마리를 갖지 못한 채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게 되고 시간은 흘러 사스키아, 아멜리, 맨디란 여학생들이 실종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14살 전후의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 이들 가운데 사스키아의 사체가 발견되는데 사스키아가 발견된 장소를 빗대 사람들은 이 사건의 범인을 '고원지대의 살인마'라고 부르게 된다.
한편 전작인 '속임수'에서 나왔던 런던 경찰국 소속 형사 케이트 린빌이 아버지의 집을 팔기 위해 고향을 찾으면서 수사를 시작하게 되고 케일럽 헤일 반장도 이 사건들을 중점으로 수사지휘를 하게 된다.
누가, 이들 소녀들을 납치해간 것일까? 에 대한 물음은 범인의 고백 같은 심증이 드러나는 부분과 이 실종사건을 두고 미해결의 원점인 한나 실종사건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케이트의 수사방식, 소녀들의 각기 다른 환경에 처한 불만과 대응방식, 심리를 드러내는 장면들이 하나의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사랑의 원형은 무엇일까?
부모가 자신이 낳은 자식에 대해 얼마큼 알고 있는가? 에 대한 물음부터 사랑이란 이름 아래 사랑에 상처 받고 배신당하며 갈구하다 끝내는 비극의 길로 들어선 범인의 행동은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전가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던지게 한다.
장면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와 행동의 모습을 통해 누가 범인인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스릴의 맛도 조바심을 내며 읽게 되지만 이 모든 원점에 '사랑'의 방식에서 큰 결과가 탄생했다는 데에 씁쓸함과 어린 소녀들이 삶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생각지도 못한 범인의 전개 부분이 허를 찌른 반전의 맛을 선사하는 저자의 글은 소녀들의 감성과 마음 표현, 강인한 여자 경찰이지만 대인관계의 어려움, 케일럽 반장의 개인사까지 모두 드러내며 진실의 문을 향해 가는 점증적인 수사 방식이 궁금증을 유발하는 데에 힘을 보탠다.
독일 작가로서 영국을 배경으로 그린 이 작품은 전작의 두 콤비의 활약에 기대어 이번에도 좋은 사건의 해결을 선보인 바, 다음 시리즈물에서도 두 인물의 궁합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