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가 돌아왔다

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전작인 쵸크 맨의 잔상이 깊게 남아있던 작가, 새롭게 등장한 만큼, 특히 스티븐 킹의 극찬이 이어진 작가라면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선 당연히 읽어야만 할 책이 아닐까 싶다.

이번의 작품은 작가의 삶이 있었던 장소의 모습을 투영한, 광산촌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이야기다.

한때는 번성했던, 마을 사람들 거의 모두가 생업인 광산에 취업하고 삶을 이어가던 안 힐이란 곳에 충격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학교 선생님이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자신마저 자살한 사건은 일대 큰 사건으로 남게 되고 이후 이 집에 누군가도 발을 들여놓길 원치 않는데 한 남자가 들어와 살기 시작한다.

그이 이름은 조 손-

이 지역 출신으로 죽은 여자 선생님 대신으로 학교에 들어오게 된 사람이다.

그는 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을까?

누군가는 추억이 서린 아름다운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한다지만 조손의 입장에선 결코 다시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았던 고향, 부모와 어린 여동생 애니의 죽음은 그렇게 그의 삶 전체를 관통하면서 안 힐이란 곳을 멀리하게 됐는데, 왜 이제야 학교 선생님으로 왔는지...

첫 문장부터 강력하게 와 닿는 시작은 책 전체의 분위기를  섬뜩한 소름으로 무장시킨다. 

자신의 이멜로 애니가 어떻게 죽었는지 , 누가 죽였는지를 안다고 보낸 그 사람은 누구인지, 자신의 귀향을 결코 반기지 않는 동창생들, 그중 마을 위원인 스티븐과의 관계는 그의 아내 마리에 대한 첫사랑에 대한 느낌까지 회상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진행된다.

폐광이 되어버린 광산을 발견한 친구의 자살, 실종됐던 동생 애니가 48시간이 흐른 후 돌아왔지만 예전의 애니가 아님을 알게 된 그 느낌은 무엇인지, 폐광 안에서 벌어졌던 당시의 사건들을 알고 있는 조와 스티븐, 닉, 마리는 그들의 자식들까지 연결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의 소용돌이로 흘러간다.

전작의 배경과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호러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이번 작품은 인간이 가진 힘으로는 표현할 수없는 어떤 미지의 영향을 받으면서 변해가는 모습들을 보인다.

그런 가운데 서로의 약점을 쥐고 있는 조와 스티븐의 관계는 독자들이 조의 생각 흐름을 같이 따라가면서 느낀 발상의 시점과 생각들, 이에 반전의 반전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범인의 실체가 바로 이 사람이라고 느낀 순간 헛다리를 집은 반전의 대사들, 삶에 있어서 인간이 자연을 상대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허상의 경고, 밝혀낼 수 없는 폐광 안의 비밀들이 자신의 자식들까지 연결되면서 이를 막으려는 사람들과 이를 역이용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인간들의 모습들이 안 힐이라는 조그마한 마을을 배경으로 무겁게 펼쳐진다.

동생에 대한 미안함과 속죄를 치르려는 조의 이러한 생각과 실천들은 막판에 또 다른 반전의 묘미를 느끼게 해 줌으로써 저자는 독자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는 파악하는 영리함을 지녔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읽으면서 곁에 애니가 있을 것만 같은 묘한 분위기, 호러와 미스터리 추리 결합의 재미를 함께 느껴 볼 수 있는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