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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김지수 지음 / 싱긋 / 2022년 2월
평점 :
개인적으로 모든 심플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책표지도 과하면 읽고 싶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가구, 집을 갖추다>는 과한데 정돈된 느낌을 주는 아이러니한 디자인이 요즘 내가 푹 빠져있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레이아웃과 비슷하기도 하고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더 내용이 궁금해졌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다시 만난 책표지는 이보다 더 이 책을 잘 표현할 수가 있을까 싶었다.
<가구, 집을 갖추다>라는 고딕체의 제목이 처음에는 뭔가 뻔하다고 생각했는데 뜻풀이를 보고 나니 뭔가 멋져 보였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그만큼 더 느낄 수 있다.
가끔 ˝나는 취향이 없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없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게 아닐까? 모르기 때문에 고를 수도 택할 수도 없는 것이다.
연애시절 커피전문점이 익숙하지 않는 신랑은 항상 시켜달라고 했다. 딸아이도 처음 가는 곳에 가면 고르지 못하고 ˝엄마가~˝라고 하는데 본인이 익숙한 장소에 가면 누구보다 나서서 고른다.
모종린 교수님의 추천사 제목처럼 ˝나의 취향을 표현해 주는 가이드북˝이라는 말에 공감하면서 취향을 모르는 나 또한 현대인들을 네게는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어졌다.
읽는 내내 세련된 교과서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 디자인전공서적에서 봤던 정보들이 딱딱하지 않고 친숙하게 느껴진 것은 깔끔한 편집과 김지수 저자가 스스로 서문에서 밝혔듯이 ˝글을 쓰는 일은 마치 연필 소묘와도 같았다. 머릿속의 착상을 그려내지만 이내 지우기를 반복하고, 다시 추려내고 덧붙여도 또 지울 수밖에 없는 지난한 작업 말이다˝처럼 그리듯이 쓴 글 이어서 연필선이 쌓이고 쌓여 입체감이 나타나고 명암이 풍부해지는 것처럼 가구를 갖고 정말 풍부한 이야기를 쓴 것들 다양한 장르가 느껴져서 가구가 집을 갖추듯 그리듯 쓴 글이 입체감이 느껴지는 다양한 장르의 공간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이케아, 빈티지, 하루키, 월든, 최영미, 버지니아 울프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연속 등장했기에 아껴 읽고 싶은 책이었고, 매 챕터마다 등장하는 명언들은 다 필사하고 싶은 문장들이다. 그래서 빠르게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감상하면서 읽기를 추천드린다.
읽고 나서는 정말 멋진 제목이지만 미니멀을 단순히 간소함으로 오인하는 것처럼 뻔하다고 오인할 수 있는 <가구, 집을 갖추다>라는 제목보다 부제가 오히려 이 책을 더 잘 설명하고 있다.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내년 가을 이사를 계획 중인 나에게 이 책을 먼저 만나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나만의 작은 문명, 집을 갖추기 위해 한 번쯤은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더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228/pimg_713662205332492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