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는 일본 소설들을 정말 많이 읽었는데 어느 순간 점점 이유 없이 안 읽게 되었다.그래도 그때의 나에게 위안이 되었던 것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어서 가끔 이렇게 일본 소설을 만나게 되면 무엇보다 반갑다.<하자 키 목련 빌라의 살인> 대놓고 추리소설의 제목을 보고 여름에 읽기 좋은 책인데 생각하고 첫 장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니었다. 추리소설이 이렇게 단백 할 수 있구나 하는 느낌에 작가를 검색해 보니 ‘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대표작이었다.잔인하지도 그렇다고 표현이 모자라지도 않게 딱 적당한 묘사들이 좋았다. 그래서 계절도 시간도 장소도 불문하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마다 현실 속에 있을법한 이야기들로 현실감 있어서 영상화되면 참 재미있을 거 같았다.미스터리 드라마는 아무리 재미있어도 범인이 궁금해서 못 참고 결말을 미리 보는 편이라면, 이 소설은 정말 전개되는 재미가 있어서 아무 정보 없이도 호기심보다는 보는 재미가 더 있었다.옮긴이의 후기에서 언급한 “작은 동네를 무대로 하여 누가 범인인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폭력 행위가 비교적 적고 뒷맛이 좋은 미스터리” 저자의 말에 완전히 공감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나 영화, 소설이라도 읽고 나서 개운하기는 힘든데 이 소설은 정말 마무리가 최근 읽은 소설 중에서 단연 최고로 시원했다.반전에 반전이 숨어있어서 차근차근 읽어야 그 재미를 더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읽기 시작하셨다면 천천하게라도 꾸준하게 읽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정말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쾌한 와카 타게 나나미의 소설을 만나는 행운이 올겨울 한파와 찾아온 덕분에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추리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강추 드려요.(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