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스트이자 시인, 박물학자인 다이앤 애커먼 작가를 이동진 평론가님이 ˝자유롭고도 서정적인 문장들로 자연과학의 세계를 멋지게 그려내는 일급 필자˝라고 소개했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저자의 작품을 한 권도 읽지 않은 내가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그때 그 글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19년 만에 나온 <감각의 박물학 A Natural History of the Senses>은 북 디자인 자체만으로도 무척 매력적이다. 구판의 표지와 전혀 다른 느낌이라서 더 좋았다.다이앤 애커먼 작가는 ˝이 책은 하나의 작은 축제˝라고 서문에서 밝힌 만큼 축제에 초대된 것처럼 설레면서 읽어 갔다.책은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공감각 6가지 감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누군가에게 향수를 줄 때, 기억의 액체를 주는 것이다. 키플링의 지적이 옳다. ˝냄새는 시각이나 소리보다 더 확실하게 심금을 울린다.˝방금 구운 김의 고소한 냄새는 나에게 친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매번 정성이 넘치다 못해 가득했던 임금님 수라상 저리 가라 했던 그 밥상을 차리던 할머니의 주름 가득한 손이 자동으로 그려지는 그때로 순간이동하듯 말이다. 내가 그렇듯 딸아이 또한 할머니 댁을 향기로 기억한다.˝당신은 오늘 당신의 자녀를 안아주었습니까?˝ 자동차 범퍼에 붙은 스티커에 씌어 있는 말이다. 그저 지나가며 던지는 질문이 아님은 분명하다. 신체 접촉은 햇볕만큼이나 중요하다.촉각이란 ‘사랑‘이었다. 스킨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와 다르게 딸아이와 신랑은 안아주기를 매일 더 많이 하고 있어서 우리 가족의 웃음이 끊이지 않고 건강한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순간이었다.다이앤 애커먼을 왜 자연과학을 서정적으로 쓰는 일급 필자라고 말하는지 너무나 알것같다.감각에 대해 이처럼 자세하고 다양한 분야와 연결해 얼굴이 찌푸려질 정도로 자세한 묘사까지 감정을 건드리는 필력에 감탄하면서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다시 재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두고두고 보고 싶은 책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에 감사해지는 시간이었다.누군가가 ‘감각‘에 대해 묻는다면 고민 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일단 취향을 떠나 읽고 나서 남는 것이 많은 책이기 때문이라고 챕터마다 사랑이 느껴지는 건 나만 느끼는 매력일지도 모르기에 생략하더라도 《감각의 박물학》은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단언한다.(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감각의박물학 #감각의박물학개정판 #2023감각의박물학 #다이앤애커먼 #백영미 옮김 #작가정신 #작가정신서포터즈 #작정단 #도서협찬 #신간추천 #감각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