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행성이 있었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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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맘때 연말이 애매하게 다가오는 11월 중순만 되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기분이 들어서 평소와는 다른 것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릴 때는 오히려 읽지 않았던 SF 소설에 40대에 빠진 이유도 생각해 보면 40살이 되었던 어느 날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느꼈고 그런 감성들과 공감이 되는 너무나도 서정적인 과학소설이 먼 이야기가 아닌 코앞에 펼쳐질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 어떤 소설보다 현실적이고 아름답게 다가왔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프랑수아 를로르는 꾸뻬씨 시리즈가 떠오르는 정신과 전문의인 작가. 그런데 그의 신간이 SF 소설이라니 나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너무나 뻔한 과학소설의 표지가 조금은 아쉬웠는데, 딸아이가 보더니 ˝너무 예쁜데˝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고 표현한 것을 듣고 나니, 어쩌면 책의 표지가 아니라 내 고정관념이 뻔한 거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보니 무광의 질감(촉감)이 나는 표지가 갑자기 좋아졌다. 사람의 감정이란 정말 어떤 계기와 함께 변덕을 부린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생각 하나만 달라지고 보니 작은 행성 모양의 그림 또한 예뻐 보였다.
프랑수아 를로르 하면 행복 그리고 꾸뻬씨가 떠오르는 것이 당연하듯 그의 신작 《푸른 행성이 있었다 》 또한 결국 미래를 가장한 현재 우리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주는 힘은 대단하다 400페이지 가까운 긴 장편소설을 한자리에서 단숨에 읽게 했다. 식사하는 시간도 잊게 만들 정도로 새벽 독서가 아니었으면 주말이나 가능했을 일이어서 다시 한번 새벽 독서의 주는 즐거움을 체감했다.

물리적 힘이 전혀 구애 (拘礙) 받지 않는 세상이기 때문에 여성이 리더인 그리고 ‘임신이라는 불평등한 굴레‘에서 해방된 지구가 아닌 화성 콜로니 미래사회에서 자란 주인공 로뱅은 지구에서 만난 종족들로 인해 고민하게 된다.
‘평등 = 행복, 자유 연애 = 행복?, 행복 = 자유 의지에 따라 선택한 목표를 향한 노력, 불필요한 모든 것을 포기함으로 얻어지는 행복‘에 대해서 말이다.

‘삶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가 담긴 21세기 성인판 어린 왕자!‘가 이 책을 표현하기 적당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슈퍼맨 이야기에 더 가깝다고 느꼈다. ‘용도 불명‘ 로뱅의 출생의 비밀을 꺼내려면 스포를 해야 하기에 자세한 이야기를 생각한다.
김초엽작가님이 나에게 SF을 즐거움을 알려줬다면 프랑수아 를로르는 꾸뻬씨가 아닌 로뱅을 통해 멜로 SF를 보여줬다. 로뱅의 이야기와 유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편집되어서 내가 한때 너무나 사랑했던 ‘냉정과 열정 사이‘도 떠올랐다. 결국 작가는 여전히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다.

장르만 바꿨을 뿐 어쩌면 우리가 감추고 숨기고 꺼내놓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행복 찾기는 일생 동안 계속될 것이고, 로뱅이 지구의 파견을 통해 고민했던 것들을 나는 책들을 읽으며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독서라는 여행을 평생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은 언어를 찾다가 헤매는 나를 발견했다. 오늘도 내일도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것이 결국 행복을 찾는 일이라는 오늘의 결론.
프랑수아 를로르는 누구나 좋아하는 이야기를 아는 것처럼 <푸른 생성이 있었다>는 대중적으로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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