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하는 정신 소설, 향
한은형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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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서핑‘이란? 어릴 적 봤던 오래된 영화 ‘폭풍 속으로(1991)‘. 넷플릭스에서 다시 찾아서 봤다.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멋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고, 십 대였던 그때 나는 익스트림스포츠 영화를 왜 그렇게 많이 봤는지 의문이 들었다. 반항하고 싶은 마음에 대리만족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최근 미디어에서 국내 서핑 장면을 많이 보여 줬음에도 나에겐 리즈시절의 패트릭 스웨이지와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보디와 조니의 서핑 장면이 아직도 인상적이다.
내가 최애하는 작가정신 소설향 시리즈 신간으로 만난 한은형 소설 <서핑하는 정신>은 상큼한 민트 표지만큼이나 내 감성을 자극하는 문장들이 많았다. 주인공과 같은 시대에 태어났고, 하와이도 아닌데 한낮에는 20도인 아직은 더운 11월인 것도 묘하게 겹치는 날이었다.
‘폭풍 속으로, 시카고불스, 닌자 거북이, 한은형 소설가의 이야기는 신기하게도 예전의 나의 추억을 끌어내는 힘을 갖고 있다. 전작에서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단숨에 나를 내 십 대 시절로 점프시켜놓았다. 최근 읽었던 책 중에 첫 문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어릴 때 양양 바닷가로 놀러 간 적이 있다. 그때 파도가 오는 바다에서 아빠는 마사지를 한다면서 파도에 부딪치기를 반복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서핑이 있었다면 아빠는 배웠으려나.... 아니면 우리를 배우게 했으려나......
미세먼지가 너무나도 싫었던 친구 녀석은 코로나 전에 양양으로 이사 가려고 알아보다가 너무 비싼 집값 때문에 포기했다고 해서 양양은 나한테 가서 살고 싶지만 못 가고 여행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때는 왜 가족여행 갔던 것이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서핑하는 정신>을 읽다 보니 30년도 넘은 양양의 바다가 생각이 났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후에는 서핑하면 나는 ‘폭풍 속으로‘가 아니라 서핑하는 정신에서의 양양 와이키키가 생각날 것 같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나도 유명한 서퍼나 커리어 우먼의 서핑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다. 어떻게 기준할 수는 없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서핑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그 안에서 내 추억 또한 떠올릴 수 있었다.
다른 소설향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상상 밖의 이야기라서 그렇지만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라서 좋았다.
밀리의 서재에 작가정신 소설향 시리즈 한은형의 소설 《서핑하는 정신》이북도 있어서 종이책과 함께 읽었는데, 이북으로 읽어도 좋다는 점도 추천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신기한 것은 종이책에서 그냥 흘려 읽었던 문장이 이북으로 읽을 때 더 깊이 읽기가 되어 남은 문장들이 있었다. 어쩌면 올겨울 웹서핑이 아닌 진짜 양양 바다에 서핑을 배우러 가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적어도 서피 비치와 동산 해변과 인구해변과 죽도해변을 걸으며 진짜 파도를 보러 가 가고 싶을지도.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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