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재난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하며, 재난으로 인해 평화로운 일상이 파괴되었다고 여긴다. 우리는 재난 이전까지 누려왔던소소한 일상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순진하게도 재난만 종식된다면다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은 정확히 그 반대다. 재난 이전에 일상은 이미 망가져 있었다. 불모의 것이 되어버린 일상의 반복이 가져온 귀결이 바로 재난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다. 그렇다면 접근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팬데믹이 일상을 파괴한 원인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그동안 영위해 자본주의적 일상이 팬데믹이라는 파국을불러왔다면?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주의해야 한다. 엄습하는 재난과 종말 담론은 분명 정신이 번쩍 들 만큼 무시무시한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 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