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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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장편소설
📚 <아버지에게 갔었어> 가제본|창비

🔖-언젠가 내가 아버지에게 당신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내가 무엇을 했다고? 했다. 아버지가 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내가 응수하자 아버지는 한숨을 쉬듯 내뱉었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살아냈을 분이다, 고.

8년만의 신간, 11년만의 장편소설
20대 가장힘든시절에 위로가되었던 글 이그리워서 였을까, 아니면 신간의 제목에 아버지단어 때문이었을까?! <아버지에게 갔었어>의 가제본 서평단 소식이 고민없이 신청했다. 선정문자와 책을 받기까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외면하기 힘든 두 존재 ‘아버지‘ 그리고 신경숙 작가, 사실 그냥 책이야기만 쓸까하다가 했는데, 읽는 내내 울컥하는감정이 작가의 자전적 소설 때문만은 아닌것 같아서 아주 사적인 이야기로 시작하기로 했다.

🔖 아버지가 니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은 잘되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하마터면 아버지, 나는 나 자신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거리를 유지하지 못한 채 쏟아져나온 비탄과 차마 나를 다 내려놓지 못해서 발생한 남의 탓과 무엇과도 연대하지 못해 고립된 개인적인 원망들. 차마 없애지 못하고 파일을 따로 만들어 저장해놓은 맥락이 닿지 않은 메모들. 삭제도 수정도 하지 못한 채 파일을 만들어 저장해놓으니 새로 시작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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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는 부서지고 깨졌어요. 당신 말처럼 나는 별것이나 쓰는 사람이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나는 그 별것을 가지고 살아가야만 해요.

✍내가 신경숙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났던것은 아버지를 따라 어릴때부터 자주 가던 헌책방에서 <깊은 슬픔> 상하권으로 처음만나 그후에는 그곳을 갈때마다 찾아서 작가의 책이라면 샀고 신간도 구입했었다. 그사이 내 인생의 균열이 생기는 일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생겼고 그때 신경숙작가의 소설 속 주인공들의 힘든 상황들이 나를 다독이는 위로가 되었다. 그렇게 묘하게 연결되어있는 존재였기에 비난
미움보다는 그리움이라는 단어들이
더 어울리는 둘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당연하게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는 책이었다. 그

편하지 않고 먹먹한 기분과 뭉클뭉클한 것들도 많았고, 6년전 사건에도 돌아올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고백과도 같은 구절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 이유는 사건이후로 작가의 모든책을 친정집에 다시는 안볼것처럼 다 놓고 온 이후로 만난 글들이기에 나에게는 다른것들은 생각조차 하기싫고 그냥 아무것도 아닌것이 아닌게 되는 세상에 다 좋을수는 없고 최근에 읽었던 어떤책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좋아하는것에 이유보다 싫어하는 것에대한 이유가 몇배나 더 많은 것이라는 것처럼 나는 누가 모라하던 좋아하기로 했다.

싫다고 몇년간 안볼수는 있어도 버릴수는 없는 것들 이들이 있다.

🔖아버지는 나 죽은 후에도 우물을 메우지 말라고 했다. 집은 새로 지었지만 우물은 항상 이 자리에 있었다고 말하는 아버지는 마치 나에게 우물을 맡기는 듯한 어투였다. 나 죽은 후에,라는 아버지 목소리에 걸려 막막해진 나는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지 말고 큰오빠에게 하세요.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아버지는 니가 하는 일을 눈여겨본게 쓸모없어진 것들도 귀히 여기는 것 같드만......이라고 했다.

✍모든걸 다 해주었던 든든했던 아버지에서 이제는 내가 먼저 알아서 챙겨주길 바라는 마음을 외면하기 힘들고, 먹어야하는 약들이 딸아이가 하루에 먹는 달콤한 사탕보다 늘어가고 있는 지금 어떤 도덕적 잣대로 비난하는 말들은 후회로 남을거같은 기분이 들어서 꾸역꾸역 삼키고 좋은 말들만 하려고 노력한다. 아무리 원해도 함께한 날보다 함께할날이 얼마남지않아서이기에 그냥 살아있는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존재가 나에게는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항상 그자리에 있는 우물처럼 신경숙작가의 글들도 그러기를 바란다.

누구나 잘못을 알면서도 감싸주고싶은 존재는 있지 않은가?! 나에게는 내가 가장약한존재였을때, 그리고 세상이 싫어졌을때 힘이 되었던 아빠와 신경숙 작가의 글이 그런 것에 해당한다.

(*본 포스팅은 가제본서평단으로 창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버지에게갔었어 #신경숙 #신경숙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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