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책 말들의 흐름 4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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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p
행복은 그렇게 빤하고 획일적이지 않다. 눈에 보지지 않고 설명하기도 어려우며 저마다 손금처럼 달라야한다. 행복을 말하는 것은 서로에게 손바닥을 보여주는 일처럼 은밀해야 한다.
내 손을 오래 바라본다. 나는 언제 행복했던가. 불안도 외로움도 없이, 성취도 자부심도 없이, 기쁨으로만 기뻤던 때가 있었던가.

(뻔하지 않은 것을 뻔하게 만드는 재주는 사람에게만 있는걸까?! 그냥 뻔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자기최면중인것이다.)

32p
세상의 모든 불행이 작정하고 이들에게 덤볐다고 오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내가 배운 것은, 비정상적인외모가 흉함을 만들지 않고 불행이 인간의 존엄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 겉으로 드러난느 조건에 무너지지않고 마음의 격을 지킨다는 것.

할머니가 온전치 못한 이목구비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노래할 때, 손가락이 없어 뭉툭한 그녀의 손을 내가 쓰다듬으며 그 노래를 들을 때, 우리 사이에 무엇이 있었다. 그것을 행복이라고 부르고 싶었다. 행복은 그녀나 나에게 있지 않고 그녀와 나 사이에, 얽힌 우리의 손 위헤 가만히 내려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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