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너머로 커다란 함박눈이 내릴 때면 눈의 그림자가 창호지에비치면서 잔상을 만들어낸다.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한 눈의그림자가 만들어낸 풍경. 특히 할머니가 조심스럽게 나를 깨우던 날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할 만큼의 시린 세상에 그보다 하얀 눈이 더해지고 있었다. 내가 스케치북에 눈을 그리려고 하니 평소 하얗다고 생각했던 도화지가 노랗게 보였다. 크레파스의 어떠한 색도 눈처럼 밝지못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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