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 - 하야카와家는 언제나 하나 하야카와가(家) 시리즈 3
아카가와 지로 지음, 이용택 옮김 / 리버스맵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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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무겁거나 뛰어난 두뇌 대결을 펼쳐야 하는 부담없이 유머와

미스터리가 절묘하게 만나는 <하야카와 일가 시리즈> 그 세번째 이야기

<묻지마 살인>을 만나보았다. 여기서 묻지마 살인은 현실에서 벌어지는만큼

잔인하고 무차별한 살인처럼 피비린내나는 범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것임을 먼저 말해두고 싶다. 

이미 앞서 <심심풀인 살인>과 <지나친 살인>이야기를 통해 아카가와 지로의

마술사같은 유머 추리의 향연을 듬뿍 맛볼 수 있었기에 이번 작품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마음껏 미스터리 추리의 흥미와 즐거움을 채워볼 수

있었던거 같다.

 

본격적으로 이 이야기는 바로 하야카와 가족의 4남매가 한 수상한 회사와

얽히면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이 그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우선 이야기에

앞서 하야카와 가족의 이면을 살펴볼필요가 있는데, 이 집안의 가장인 어머니는

이름 있는 도둑으로 그 명성이 자자한 사람, 그 첫째아들인 가쓰미는

살인청부업자, 그 둘째아들인 게이스케는 변호사, 셋째아들인 마사미는 형사,

마지막으로  딸인 미카는 인테리어업자이면서 사실은 사기꾼이 본업인 인물로

각각 우리 앞에 등장해주고 있다. 겉으로 서로 함께 어울릴 수 없을 거

같은 직업을 가진  구성원들을 볼 때 문득 어떻게 이 사람들이 한 가족으로

이토록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고 끈끈한 관계속에  하야카와는 왜 모두가 하나인지를 공감해볼 수

있도록 하는 작가의 이끌림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 묘미도 발견하게 된다.

 

사건의 첫 테이프를 끊는 인물은 바로 살인청부업자 가쓰미였다.

어느 전철 승강장 끝에서  가쓰미는 자신을 향한 칼날을 상대방을 향해 다시 

찌르면서 의문의 살인이 벌어지고 동시에 어느 한 여자 앞에서 이 장면들이

생생하게 목견된다. 순간 당황할만한데도 가쓰미는 재빨리 이를 눈치하고

목격한 여자 다도코로 에미를 쫓아가서 잘 처신한 덕분에 커다란 난관없이

무사히 사건을 흘려보내게된다. 생각보다 무차별하지 않고 의외로 자상한 구석이

있는 킬러 가쓰미를 먼저 만나보게된다. 후에 에미라는 여자와 어떤 관계에

얽히게 되는지도 두고 볼만하고 말이다. 두번째는 딸 미카와 관련된 이 사건의

또 하나 문제인물 하시구치가 등장하게 된다. 여기서 히사구치는 어느 작은

회사의 사장이면서도 어려운 불황의 시대에서도 펑펑 돈을 마음껏 쓰면서

허세를 마음껏 부리면서 탐욕과 욕정에 빠져있는 인물로 우리 눈에

비쳐지게된다. 히사에란 여자와는 불륜의 관계에 놓여있고 이 여자를

위한 일로 미카와도  연관이 생긴것이다. 암튼 본격적인 연쇄살인의 시작은

바로 이 히사구치의 딸 아쓰코가 소속된 대학연극 공연현장에서 벌어진다. 

한 남자가 의문의 칼날에 죽임을 당하고 다름아니게도 전혀 모르는 인물이 아닌

바로 히사구치 회사에 소속된  직원임이 밝혀지게된다. 마침 범죄연구회란

강연을 위해 들린 마사미 형사와 함께 나머지 세 남매가 함께 하고 있는

가운데서 의문의 살인이 눈앞에 서 펼쳐졌고 그와 거의 함께 벌어진 또 하나의

사체가 학교내에서 발견되게 된다.

 

자칫 미궁속에 빠질 수 있던 살인사건은 우선 다행히 아쓰코가 먼저 벌어진 

살인사건에 대해 먼가 의심되는 의문의 남자를 현장에서 목격한 덕분에

그 실마리를 쫓아갈 수 있었지만 결국 드러난 범인조차 또한 길거리에서

의문의 총격을 당하며 살해당하고 만다. 물고 물리는 살인사건에는 결국

총체적으로 앞서 말한 히사구치 회사와 연관을 떼어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결국 히사구치 사장을 둘러싸고 있는 사건이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거

같은 흐름속에서 과연 어떤 인물이 이 연쇄살인ㅔ 중심적으로 개입하며

그 뒷처리까지 모두 주도하고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 범인이 이 모든 살인을 벌인 것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신경을 곤두세워도

판단할 수 없는 베일에 가려진채로 놓여있다.

서로 떨어진 사건들이 과연 어떤 전개를 통해 하나로 연결되어 뜻밖의 진상을

쥐고 수면위로 등장하게될지 독자들은 흥미롭게 계속 지켜보며 따라갈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 <묻지마 살인>은 크게 타인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며 자신의

이기적인 탐욕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죄에 발을 내딛고만 인간의 최후가

어떤것인지를 보여주면서도  뒤늦게라도 이를 깨닫고 속죄로 그 마지막 나날을

마치는 또 다른 이면의 얼굴도 함께 우리앞에 그려주고 있다.

물론 누군가 살아있는 이는 여전히 허상과 욕망의  그늘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채 씁쓸한 뒷모습을 남기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야카와가 다섯 명의 인물들도 저마다의 개성이 소설속 상황에 맞게 

잘 스며들면서 이야기의 흐름속에 동떨어지지 않고 전체적 스토리의 구성의

치밀함을 한층 더 잘 완성시켜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그 기대 이상으로

해내주고 있음을 느껴보게 된다. 갑자기 찾아온 위기를 가족이 어떻게 함께

잘 헤쳐나가는지를 보게된다면 더 공감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설속의 리얼리티지만 현실속에서 가족이란 존재가 내게 부여하는 의미는

또 무엇일지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도 잘 마련되어 있음을 느껴볼 수 있다.

세 편의 하야카와가 시리즈를 통해 점점 깊어져가는 이들의 가족 성장스토리와

새로운 미스터리의 만남이  또 어떤 소설로서 우리앞에 찾아오게 될런지

새로운 기대 앞에 놓여질 그들의 일상의 이야기로 또 푹 빠져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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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연중행사와 관습 120가지 이야기 - 일본 황실 도서관의 수석 연구관에게 직접 듣는
이이쿠라 하루타케 지음, 허인순.이한정.박성태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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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란 나라는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은 존재라 생각한다.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을 일컫기도 하지만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자신들의 문화를 가꾸어온 일본인들의 생각과 관습, 생활양식 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나라의 정서로 볼 때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역사의 시간동안 쉽게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오기도

했고 현재는 경제교류와 활발한 관광산업을 통한 문화교류의 장이 더욱 폭넓게

확대되면서 서로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게 된 것은 그 문화의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전에 두어번 일본을 잠시 여행삼아 다녀온 적은 있지만 눈에 보이

풍경과 그 현재의 모습만을 담아오는 것에 그쳤던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있다.

짧은 여행의 시간동안 서로에게 어떤 문화적인 생각과 행동차이가 있는지,

또 비슷한 풍습과 관습, 전통의 문화는 어떤 것이 있을지 좀 더 깊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기때문에 더 그럼 감정을 품어보았던거 같다.

이 책이 비슷한 일본에 관한 문화와 전통에 관련된 서적보다 반가웠던 점은

바로 일본인들이 오랜 역사와 시대를 거쳐오며 지켜왔던 생활관습을 자세히

하나하나 차례대로 우리에게 소개해주면서 그 유래을 알아보고 현대에서는

어떤 변화를 거치며 현재의 의의를 담고 있는지 알아갈 수 있는 유익한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선 그 첫머리에서는 일본인의 자연관과 신앙이 어떻게 형성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일상생활과 또 일년의 시간동안 변화하는 계절속에 때마다 어떤 관습과

이와 관련된 신앙이 형성되어있고 고장 풍슴과 행사가 지금까지 이어져내려오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건너온

문물과 문화, 종교를 통해 그 시간을 구분하는기준의 형성과 달력이 어느시대

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그 생활의 표준이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신앙면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자연만물에 신의 존재를

부여하고 있는것이 새로웠다.

고대역사에서부터 시작된 애니미즘과 샤머니즘으로 이어지는 과정속에 종래의

조상신앙과 함께 자연을 중시하고 숭상하는 신앙이 어떻게 뿌리내려져왔는지도

그 배경과 일본인의 경향을 통해 이해를 더할 수 있고 말이다.

도뷸오 경사와 흉사에 따른 신도와 불교가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점,

서로가 융합된 습속과 관습 등을 잘 지켜내려온 그들의 지혜도 살펴보게 된다.

 

우리에게 일상은 별반 다르지 않은 비슷한 모습에서 일년에 며칠 정도 특별한

날을 스스로 부여하며 기념하지만 일본인들은 단조로워지기 쉬운 생활에 변화를

주기 위한 하레라는 특별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하레의 날을 통해서 생기를 회복하면서 부정한 것들에 대한 액막이를 하는

또 다른 문화의 모습을 발견해본다. 어떻게보면 하나의 특별한 의식을 통한

그 사람들 미래의 행복과 좋은 일들에 대한 기원을 바라는 마음이

잘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을거 같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새해 처음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며 한 해의 행운을 비는

모습은 또한 서로 닮은 구석같다. 새해 첫날 이른 아침에 길은 물인

와카미즈라는 것도 아주 특별한 존재였는데,  곧 이 물을 마시며 한 해의

나쁜 기운을 씻어내릴 수 있다는 오랜 믿음이 이를 중시하는 풍습이 이어져오는

바탕이 되었음을 말해준다.

 

이 밖에도 정월 대보름에 팥죽을 먹으면 기원하는 마음, 농촌에서 풍작을

기원하는 하치주하치야는 우리 전통과도 비슷해 보였으며, 대부분의 관례나

행해지는 행사 등을 보면 부정을 쫓거나 앞으로의 일에 대한 기원과 바람을

담은 풍습과 문화들이 조금씩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전통적 요소가

잘 스며들어 남아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분명 이를 통해 현대 일본인들의 생활양식에 얼마나 전통적인 문화 요소들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가를 알아볼 수 있다. 인간의 생명을 통해 그 탄생과

죽음을 대하고 있는지, 어떤 의미와 기원을 부여하는지, 그들의 소망과 간절한

마음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문화와 관습이 얼마나 다양하게 지금까지

남아있는지 배워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소흘히 넘어가지 않는 세심한 행동과 배려 등이 잘 묻어나

있는 것이 곳곳의 관습에 잘 베어나있음을 볼 때 결코 강요되거나 가르쳐서

된 것이 아닌 그 마음속에 저절로 자리잡은 마음의 선물임을 이해해볼 수 있었다.

 

일본어가 많이 등장하기에 그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장마다 덧붙여있는 역주는

그 용어에 대한 어려움을  잘 풀어주었고, 관습에 관련된 속담을 통해 우리

문화와 전통과는 어떤 차이와 생각의 기준이 상이한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일본인들의 생활관습과 문화를 살펴보는데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역시 전통적인 관습과

문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어떠한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평소 전통문화를 주위에서 자주 접해볼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우리 고유 전통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인식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좀 더 폭넓고 다양한

기회의 장이 열리길 바라면서 더불어 일본인의 지혜와 정신속에 담겨져있는

소중한 마음과 배려를 배워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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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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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한 번, 아니 지금도 그리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 시대의 민주주의가

애써 이룩한 역사의 시간 이전으로 되돌아 퇴보하고 가려고 하고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끄집어낸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온갖 비난과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모두가 높이 목소리를 한 곳에 모아

한층 더 몰아세우며 그 뜻을 전하려 나아가려 했지만 이미 신뢰와 소통을

가로막는 커다란 벽에 갇혀있는 모습을 깨닫게 되었고 낭떠러지 절벽 끝에

서 있는 듯한 안타까운 우리내 자화상만이 그 손에 쥐어져 있는 듯한 지나가지

않은 시간이기도 했다.

그저 내가 겪고 있는 현실과는 상관없는 무관심속에 내팽겨치면서 걸어온 길을

따라가보니 여전히 뿌연 안개에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심정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 눈에 선한거 같다.

 

우리내 마음속에 쌓여진 울분과 상처, 소외감, 나아질거 같지 않은 침체된

경제의 미래를 바라보는 불안과 초조함은 쉽게 사그려들지 않고있는 이 때

얼룩지고 병폐되어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현 주소를 훤히 꿰뚫어보고 적나라하게

우리 앞에 보여주고 있는 소설, 바로 조정래 선생님의 <허수아비 춤>이 내 손에

펼쳐지게 되었다.

이전의 소설들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숨을 쉬고 발자취를

남기며 시련과 고통속에서 오늘의 모습을 이끌어낼 수 있었는지 그 속에 담겨진

우리의 상처와 아픔을 조정래식 치유법으로 잘 어루만져주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기에 인터넷으로도 연재되었던 이번 작품의 출간은 더없이 반가웠고 독자의

가려왔던 마음을 통렬하고 시원한 날카로운 문체의 목소리로 풀어줄 것에 대한

기대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 소설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심은 거대한 경제의 중심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재벌 대기업의 등장이다. 대한민국 자본주의 사회 현실에서 그들이

내두르고 있는 힘은 아무리 커다란 죄를 지어도 곧 시간속에 자연스레

사장되도록 만들 수도 있는 권력처럼 보여졌다. 국민들의 시선에서는 곱게

바라볼 수 없는 정관계와 연결되어있는 불법로비, 비리,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돈 거래가 오고 가는 그들만의 세상이 따로 존재하고 있음이

더 이상 낯선 현실의 아니라 생각을 하더라도 상대적인 박탈감과 허무한 현실의

삶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부도덕한 재벌의 행태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 없었고 그들이 사회적 차원으로

환원하고 있는 기업의 기부에도  드러나지 않는 그들의 속셈이 따로 심어져

있음을 이 소설의 재벌기업 총수와 그의 충직한 부하들을 통해서 읽어내 볼 수

있었다. 단지 소설속에 머무는 모습이 아니라 곧 대한민국이란 곳에서 현재도

쉼없이 벌어지고 있는 단적이 모습중 하나에 불과할 수도 있다 생각할 때

그들의 무도덕함과 어떻게든 넘쳐나는 재산을 빼앗기지않고 움켜지며 더

커다란 자본권력으로 이끌어가려는 탐욕이 멈추려들지 하지 않는지 이를 보고

있는 우리 자신은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대물림으로 기업의 총수를 승계하고

탈법행위를 서슴치 않고 최대한 측근과 온갖 드러나지 않을 방법과 강구할 수

있는 대책을 총동원하는 그들의 이기성은 무조건 비판의 잣대로 들이대는 것이

오히려 소용없을 거 같은 기분도 적지 않았다. 한국사회가 만들어 놓은 윤리와

규범의 틀을 속속 잘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을 때 도대체 왜 우리

대한민국이 여전히 속시원하게 정의를 올바르게 바로잡지 못하는지를

더 실감하면서 흐지부지 기억속에 점점 조그마한 시간의 티끌로 잊혀져간다.

 

소설이 점차 흘러들어갈 수록 우리는 마음속 어긋나버린 분노를 참을 수 없게

된다. 바른 목소리는 곧 내쳐지게되고 죄가 정당화되고 있는 시국의 현실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지만 우리가 부정하지 못하고 있는

또 하나의 얼굴로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국가경제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공로라는 면죄부로 언제까지 그들의 방패가 되어줄 수 이을런지는 확단할 수

없겠지만 재벌과 대기업이 아무리 눈부신 성장과 성과를 거둬내도 우리 서민의

삶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방식으로 추구하는 시류의 흐름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거 같단 생각이 든다. 부정과 부패앞에 우리 사회와 국민은 결코 단순히

남의 현실로 정치와 국가권력에 떠넘기는 외면으로 대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잘못된 경제시스템이라면 올바르게 고쳐야 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투명한 기업의 본 얼굴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소설에서 우리에게 일침하는 깨달음은 적극적인 스스로의 참여와 의지

없이는 모든 발언의 목소리가 힘을 내고 그 영향을 뻗어나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시민의 감시와 견제가 왜 이 정의사회와 경제민주화를

이끌어나가는데 필요한지에 대한 대답은 스스로 구하고 찾아야할 사명과도

동일시 할 수 있을거 같다.

 

국민은 결코 국가 권력과 재벌들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모든 것이

국민으로부터 올바르게 나온다고 자부하고 자신있을 수 있으려면 불의와 옳은

목소리에 작은 힘 하나라도 보태고 지탱해줄 수 잇는 실천과 행동의 노력이

더욱 절실해져야 한다고 느끼게 되었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현실의 또 다른

몽상과 환상에 빠져 가만히 서 있는채로 분노하는 목소리조차 내뱉을 줄 모르는

허수아비같은 권력의 희생양과 노예로 살아가길 원하는 이는 분명 없을 것이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현실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지쳐보여진다.

이 소설을 통해 매일 쫓기고 바쁜 삶에 쪼들어버린 여유없는 삶속에서 과연

우리가 돌아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함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새로운 자화상을 만들어가나갈 수 있도록 정체되어

있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깨어나는 시간을 만나는 기회로 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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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 지식 클럽 - 지식 비평가 이재현의 인문학 사용법
이재현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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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그 첫 느낌은 왠지 무겁고 나를 지루함에 빠트리고 오래 잘 견뎌내며 경청하며

들을 수 없는 딱딱함이 묻어난다. 내가 가진 이전의 편견이 그대로 옮겨온 것일 수도 있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에 들어톨 여지가 없었던 거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우선 그 제목부터 유별남을 느낄 수 있다. 두더지가 어떤 지식의

땅을 파헤쳐서 우리 앞에 던져주려고 하는가 하는 관심까지 불러일으키고 말이다.

 

지식 비평가 이재현은 이 책을 통해서 인문학에 대한 딱딱한 첫 인상을 말끔하게

씻어내줄만큼 새로운 세상을 읽는 39가지의 프레임과 코드를 재밌고 즐거운 언어의

풍족함으로 채워주고 있다. 고전 인문학같은 오래된 내용과 잘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나 주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요즘 세대와도 잘 어울릴만큼의 언어코드를

맞춰 젊은 형식의 언어로 쉽게 풀어내내는 비법이 있는 듯 했다.

그래서인지 능수능란하게 다양한 시대속에 꼽아보고 싶은 이슈나 그 세계의 중심을

뽑아내어 사건이나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문학과의

자연스런 친숙함을 더해볼 수 있어서 좋았던거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 현실을 두고보자면 나 역시도 그의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공감해 볼 수 있었다. 곱지 않은 냉소적이면서 비판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 밖에

없고 내 귀와 눈으로 들어오는 단편적인 세상의 목소리와 정보를 모두 있는 그대로

신뢰하지 못하는 병폐의 한 부분을 겪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암튼 무거운 주제라 할지라도 가볍고 경쾌하게 우리 앞에 잘 펼쳐놓을 줄 아는

그를 통해 쉽게 관심을 뒤 않았던  현재 우리가 대면한 이슈나 문제들에 관한

새로운 식견의 폭을 한층 더 넓혀 채워나가볼 수 잇는 기회를 마련해 볼 수 있었다.

서른 아홉편의 대화를 통해 한편으로 우리시대의 초상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돌아보기도 했다.

 

솜씨 좋은 인터뷰어인 이재현의 내놓은 대화속에는 우리가 살고있는 곳곳에 다 듣을 수

없는 문제들을 수면 위로 하나씩 끄집어내고 있다. 시대는 옛날의 한 역사속에

머무르는 것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로

시사되고 있음을 독자는 발견해 낼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뻗어보게 된다.

광풍처럼 몰아치는 환호속에 씁씁한 이면의 뒷자리, 그 불행한 그늘에서 여전히

올바른 목소리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을 과연 이 시대의 누가 외면하고 있는지를

우리 스스로 반성의 시간과 자각을 가지게 하는 공간도 남겨두고 말이다.

 

저널리스트란 이름이 아닌 이 시대의 이데올로기로 그가 우리에게 곱씹어 전해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란 이름은 조용히 사장되는 듯하면서

오직 잘먹고 잘 살고, 남보다 더 나은 인생의 탄탄대로 걸어가고 싶은 욕망의

유혹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모습이 왜 문득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이기적인걸 알면서도 우리는 뿌리치지 못하는, 자신의 목소리 하나라도 소심껏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면서 지식인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빈 껍데기의 타이틀,

자칫 생각의 시선이 틀어져 모두가 삐뚤게 보여질 수 있는 착각의 망상에

살짝 발을 담가보기도 했지만, 분명히 나에겐 부족한 바가 여전히 많고 무엇으로

그 빈자리를 채워나가야 할지에  물음을 고민하고 있을 때 하나씩 이 책의 대화를 통해

그 물줄기를 조금씩 열어나갈 수 있었던거 같다.

 

다양한 이슈와 사회적 문제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회와 치열한 현실에 얽혀있는

우리의 모습에서 과연 타협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나의 지식클럽을 깊고 폭넓게

넓혀나갈 수 있는 노련한 두더지의 혜안과 지혜는 무엇일지 하나씩 발견해나가고 싶다.

오랜 역사와 고전, 문학속에 오늘날 대한민국이란 이름을 다시 읽어보는

새로운 코드는 때론 재미와 위험이 오고가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똑바로

읽어나가게 해주는 중요한 프레임을 만들어주는 유익하고 가치있는 기회로 되돌아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지식은 결코 가만히 머릿속에 축적하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작가 이재현처럼

풍부한 지식의 항해를 오고가는 역량도 길러보고 싶어졌고 얽매이지 않는 시대의 코드와

자유자재로 대화도 마음껏 나눠보는 깊이를 더해보고 싶어진다.

과연 나는 과연 무엇을 외치는 어떤 두더지로 변모해볼 수 있을지 이번 자리를 통해

그기대를 실어보기로 했다. 인문학에 한 번 가볍게 발을 넣다 빼는 것이 아닌 진정 즐겁고

유쾌한 만남을 원하는 이에게 이 지식클럽의 문을 두드리라고 말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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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 놓은 것들 - 죽고 싶도록 힘들 때 반드시 해야 할 10가지
대프니 로즈 킹마 지음, 이수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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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길 위를 걸어가는 우리에게는 표현할 수 없는 굴곡의 시간에 얽혀 견디기

힘든 시련과 고통의 과정속에 머무를 때가 생기는 것을 지켜보고 겪어보게 된다.

자신에게 이어져있는 삶의 끈을 한 번에 놓을 용기가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라 할지라도 삶의 무게는 생각한 것만큼 그리 가볍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미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존재들이 너무도 나의 세상과 가까이 함께 걸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제목을 처음 딱 마주하면서 과연 나의 인생이 나 자신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란

어떤 것일까 다시 되물어보게 되었다. 평온한 행복감에 만족하고 커다란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 안락한 여유속에 머무는 자신의 마음에 놓여있다면 우리는 그리 크게

삶에 불만을 표하지 않고 이 순간을 누리면서 내일을 또 맞이할거라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불행과 인생의 깊은 상처로 황폐해져버리는 시간이 언제

자신에게 찾아올지는 모를 수 밖에 없는게 바로 우리의 삶이라고 부를 수는 잇을 것이다.

 

삶이라는 생명을 얻은 동시에 우리는 언젠가는 죽음이란 준비된 운명의 시간을

맞이하게 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는 도저히 견디기 힘든 모든 고통과 아픔,

상처의 시간을 이겨내고 벗어나지 못한채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을

낯설지 않게 마주치고 있다.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우리는 도대체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하는 안타까운 말을 내뱉게 되지만 무엇이 그 사람의 운명을 그토록 가혹하고

안타깝게 내버려두었냐고 물었을 때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홀로 수많은 생각과 고민의 시간이 복잡하게 얽혀서 자신을 놓아주려고 하지 않을 때

결코 이 시련과 고통이 자신을 놓아주려하지 않는다는 체념속에  더 이상 자신이 살아갈

가치도 의미도 남겨두려고 하지 않는 그 사람의 심정을  결코 타인인 자신이 모두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곁에서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

따뜻한 치유의 마음을 건네줄 수는 있지만 이조차도 결코 그 사람이 만들어놓은

운명의 굴레안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늦을 때가 생기고 만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과정속에 많은 상념이 그 첫걸음부터 나를 막아서는 기분도

들긴 했지만 난 좀 더 마음 깊숙하게 우리가 정말 죽고 싶도록 힘들어 질 때

반드시 해야할 10가지를 내 자신에게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다.

삶이 시련이 나를 휘몰아 치고 견디기 힘든 인생의 바닥으로 내던지고 말았을 때

이를 꼭 헤쳐나가며 이기는 법과 마음의 자세를 받아들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바람대로 내 자신의 깊은 내면과 충분한 대화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진정한 의미를 한 번쯤 발견해서 내게 안겨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도 했다.

 

시련의 시간이 주는 무거운 무게란 것도 우리가 어떻게 견대내고 이겨내느냐에 따라

새로운 자아로 이어질 수도있고 그 삶의 과정을 자신있게 거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감정의 치유와 영혼의 성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고통과 괴로움의 무게는 우리를 짓누르고 절망하게 만들려고 주어지는 운명이 결코

아님을 알게 되었고 분명 이전에 걸어왔던 삶과는 또 다른 새로운 길을 만나게 해주고

커다란 인생의 등대를 더 환하게 밝혀줄 수 있는 희망과 영혼의 깨달음이 함께 해줄 수

있는 하나의 시간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임을 기억하게 해주었다.

 

내가 힘들 때는 자신의 마음을 애써 억누르려하지말고 마음껏 내면에 쌓인 지독한

상처와 아픔으의 찌거기를  눈물로 마음껏 쏟아내며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려 할 것이고, 과거의 시간과 기억속에 묶이지 않고 삶을 스스로 꾸며보고

그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힘차게 날아오르는 멋진 인생을 꿈꿔보는 한 번 뿐이

삶의 가치가 너무도 소중하게 다가오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용기 있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려고 하는 행동은 상상해보지 못한 미래의

또 다른 나의 얼굴을 마추지게 해줄 것이다.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그 변화의 시작이

어떤 운명으로 이끌리지는 분명 알 수 없고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보내질 수도 있겠지만

더 늦지 않은 지금을 바라보고 있을 때 시작하고 행동하는 나의 의지와 미래가

깨어나있음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인 점을 잘 마음속에 담아두면 좋을거 같다.

 

역경을 만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깨닫지 못한다고 했다.

결코 자신이 만든 삶의 제자리에 가만히 서있으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을 더 지치고

힘들게 만들 수 있는 일찍 찾아온 삶의 마침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길을 선택했을 때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과 끈기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함께 하고 있을 때 그 굳은 다짐이 어떤 미래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줄지

기대가 된다.  누가 대신 짊어질 수 없는 삶의 고통과 기억, 상실의 경험을 자신이

홀로 견뎌내고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인생의 지혜가 주는 또 다른 선물도 커다란 평온과

깨달음으로 나를 잘 뒤에서 지탱해 줄거 같은 생각도 해보게된다.

 

가슴 속에 또 와닿았던것은 복잡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삶의 길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었다.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소박하고 단순한 생활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가득 채워질 수 있는

마음의 욕망을 덜어내고 진짜 소중한 것을 잃지 않는 행복을 충분히 채워나갈 수 있음이

과연 나에게 무엇을 말해주려고 하는지도 한 번쯤 돌아 생각해볼 부분이다.

 

이 책에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서 평온에 이르는 길 속에 소중한 사랑과 사람을 만나게

되고 진지한 마음의 대화를 깊이 더 나누고 나를 돌봐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여정의 나침반이 우리를 잘 이끌어나가주고 있다.

너무 바쁜 시간 속에 앞으로 자신을 밀어내지 말고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좀 더 많이 마련해두어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읽어내려왔던 나의 마음속 작은 변화의

순간들을 돌이켜보고 싶어진다. 정말 막막하게 내 앞을 가로막을 거 같던 삶의 어두운

안개속에 그 앞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환한 새로운 희망을 빛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선물로 나의 마음속에 들어온 시간이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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