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 - 하야카와家는 언제나 하나 하야카와가(家) 시리즈 3
아카가와 지로 지음, 이용택 옮김 / 리버스맵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무겁거나 뛰어난 두뇌 대결을 펼쳐야 하는 부담없이 유머와

미스터리가 절묘하게 만나는 <하야카와 일가 시리즈> 그 세번째 이야기

<묻지마 살인>을 만나보았다. 여기서 묻지마 살인은 현실에서 벌어지는만큼

잔인하고 무차별한 살인처럼 피비린내나는 범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것임을 먼저 말해두고 싶다. 

이미 앞서 <심심풀인 살인>과 <지나친 살인>이야기를 통해 아카가와 지로의

마술사같은 유머 추리의 향연을 듬뿍 맛볼 수 있었기에 이번 작품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마음껏 미스터리 추리의 흥미와 즐거움을 채워볼 수

있었던거 같다.

 

본격적으로 이 이야기는 바로 하야카와 가족의 4남매가 한 수상한 회사와

얽히면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이 그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우선 이야기에

앞서 하야카와 가족의 이면을 살펴볼필요가 있는데, 이 집안의 가장인 어머니는

이름 있는 도둑으로 그 명성이 자자한 사람, 그 첫째아들인 가쓰미는

살인청부업자, 그 둘째아들인 게이스케는 변호사, 셋째아들인 마사미는 형사,

마지막으로  딸인 미카는 인테리어업자이면서 사실은 사기꾼이 본업인 인물로

각각 우리 앞에 등장해주고 있다. 겉으로 서로 함께 어울릴 수 없을 거

같은 직업을 가진  구성원들을 볼 때 문득 어떻게 이 사람들이 한 가족으로

이토록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고 끈끈한 관계속에  하야카와는 왜 모두가 하나인지를 공감해볼 수

있도록 하는 작가의 이끌림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 묘미도 발견하게 된다.

 

사건의 첫 테이프를 끊는 인물은 바로 살인청부업자 가쓰미였다.

어느 전철 승강장 끝에서  가쓰미는 자신을 향한 칼날을 상대방을 향해 다시 

찌르면서 의문의 살인이 벌어지고 동시에 어느 한 여자 앞에서 이 장면들이

생생하게 목견된다. 순간 당황할만한데도 가쓰미는 재빨리 이를 눈치하고

목격한 여자 다도코로 에미를 쫓아가서 잘 처신한 덕분에 커다란 난관없이

무사히 사건을 흘려보내게된다. 생각보다 무차별하지 않고 의외로 자상한 구석이

있는 킬러 가쓰미를 먼저 만나보게된다. 후에 에미라는 여자와 어떤 관계에

얽히게 되는지도 두고 볼만하고 말이다. 두번째는 딸 미카와 관련된 이 사건의

또 하나 문제인물 하시구치가 등장하게 된다. 여기서 히사구치는 어느 작은

회사의 사장이면서도 어려운 불황의 시대에서도 펑펑 돈을 마음껏 쓰면서

허세를 마음껏 부리면서 탐욕과 욕정에 빠져있는 인물로 우리 눈에

비쳐지게된다. 히사에란 여자와는 불륜의 관계에 놓여있고 이 여자를

위한 일로 미카와도  연관이 생긴것이다. 암튼 본격적인 연쇄살인의 시작은

바로 이 히사구치의 딸 아쓰코가 소속된 대학연극 공연현장에서 벌어진다. 

한 남자가 의문의 칼날에 죽임을 당하고 다름아니게도 전혀 모르는 인물이 아닌

바로 히사구치 회사에 소속된  직원임이 밝혀지게된다. 마침 범죄연구회란

강연을 위해 들린 마사미 형사와 함께 나머지 세 남매가 함께 하고 있는

가운데서 의문의 살인이 눈앞에 서 펼쳐졌고 그와 거의 함께 벌어진 또 하나의

사체가 학교내에서 발견되게 된다.

 

자칫 미궁속에 빠질 수 있던 살인사건은 우선 다행히 아쓰코가 먼저 벌어진 

살인사건에 대해 먼가 의심되는 의문의 남자를 현장에서 목격한 덕분에

그 실마리를 쫓아갈 수 있었지만 결국 드러난 범인조차 또한 길거리에서

의문의 총격을 당하며 살해당하고 만다. 물고 물리는 살인사건에는 결국

총체적으로 앞서 말한 히사구치 회사와 연관을 떼어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결국 히사구치 사장을 둘러싸고 있는 사건이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거

같은 흐름속에서 과연 어떤 인물이 이 연쇄살인ㅔ 중심적으로 개입하며

그 뒷처리까지 모두 주도하고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 범인이 이 모든 살인을 벌인 것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신경을 곤두세워도

판단할 수 없는 베일에 가려진채로 놓여있다.

서로 떨어진 사건들이 과연 어떤 전개를 통해 하나로 연결되어 뜻밖의 진상을

쥐고 수면위로 등장하게될지 독자들은 흥미롭게 계속 지켜보며 따라갈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 <묻지마 살인>은 크게 타인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며 자신의

이기적인 탐욕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죄에 발을 내딛고만 인간의 최후가

어떤것인지를 보여주면서도  뒤늦게라도 이를 깨닫고 속죄로 그 마지막 나날을

마치는 또 다른 이면의 얼굴도 함께 우리앞에 그려주고 있다.

물론 누군가 살아있는 이는 여전히 허상과 욕망의  그늘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채 씁쓸한 뒷모습을 남기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야카와가 다섯 명의 인물들도 저마다의 개성이 소설속 상황에 맞게 

잘 스며들면서 이야기의 흐름속에 동떨어지지 않고 전체적 스토리의 구성의

치밀함을 한층 더 잘 완성시켜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그 기대 이상으로

해내주고 있음을 느껴보게 된다. 갑자기 찾아온 위기를 가족이 어떻게 함께

잘 헤쳐나가는지를 보게된다면 더 공감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설속의 리얼리티지만 현실속에서 가족이란 존재가 내게 부여하는 의미는

또 무엇일지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도 잘 마련되어 있음을 느껴볼 수 있다.

세 편의 하야카와가 시리즈를 통해 점점 깊어져가는 이들의 가족 성장스토리와

새로운 미스터리의 만남이  또 어떤 소설로서 우리앞에 찾아오게 될런지

새로운 기대 앞에 놓여질 그들의 일상의 이야기로 또 푹 빠져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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