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반려동물을 만나면서 내가 느낀 건 우리가 그들의 삶을 기억하고 지켜볼 뿐 아니라 그들 역시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떠나서도 한다. 어느덧 이제 이십여 년이나 된 기억이지만 여전히 생생하게. 늘 소독약을 발라주어야 했던 작은 앞발이나 촉촉하고 부드러웠던 혓바닥, 일을 보고 나면 늘 중요한 의식처럼 뒷발로 흙을 파묻으며 춤추듯 하던 동작과 그리고, 이런 장면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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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언가에 애정을 지니는 일이란 세상을 아주 복잡한 방식으로 이해하겠다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그를 사랑하는 순간 우리는 그가 위치해 있는 그 지점뿐 아니라 연결된 배경까지 모두 반아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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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울 일이란 사람에 관한 것으로 한정되어 있었던 걸까. 그렇다면 그런 한정이 가져오는 이점은 무엇인가. 울 만한 대상의 불행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고집하는 것은. 그렇게 불행에 대해 열어두지 않고 닫아두는 것은 그를 안전하게 하나. 하지만 그렇게 타인을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얻는 안전이란 역으로 얼마나 안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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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분이 매일 모자랄 것이다. 오 분의 말하기 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 속사포처럼 말을 늘어놓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어떤 날은 그 오 분 동안에도 아무 말 하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누구에게나 아무 말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는 것처럼. 그리고 사실 언어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몸으로 많은 말을 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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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좀 서글프다. 남들이 봤을 때 반듯한 사람을 만나는 게 왜 이렇게까지 중요하게 된 걸까? 가장 내밀해야 할 연애가, 그리고 결혼생활이란 것이 불행해지기 시작하는 지점은 이렇게 내 눈이 아닌 다른 사람이 눈에 맞추어 뭔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때로부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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