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히 사랑한 그들은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아야만 했다. 그러나 법정이라는 무대에 오른 드라마에는 해피엔딩이 없다.- P28

암울한 현실을 애써 잊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고픈 본능은 지뵹하다. 상대가 아무리 숱한 악행을 저질러도 그 사람이 나의 삶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 쉽게 포기하고 용서한다. 평온한 삶을 지속하고 싶은 관성은 이성이라는 브레이크를 마모시키고 무력화한다. 상처를 얼기설기 봉합하고 활시위처럼 재빨리 일상으로 되돌아오지만, 그 복귀의 탄성에 날아간 화살은 각자의 가슴 깊숙이 박히기 마련이다.- P30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학대하고,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폭력으로 누군가에게 고통만을 안겨주고 있다면, 그곳에는 더 이상 가정이라 불리며 보호받을 사적 영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폭력이 난무하는 곳보다 더한 공적 영역은 없다.-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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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맨 앞줄, 벽을 보고 하는 게 좋다. 잘하는 사람도 못하는 사람도 보고 싶지 않다. 심지어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P26

회사원들에게 오후 세네 시는 영혼이 이탈하는, 인스타그램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이라지. 프리랜서(요가 강사)가 된 후부터는 이 시간을 가장 사랑한다.- P54

혼밥은 고양이 사료 같다. 어쩌다 타인과 츄르(고양이들이 환장하는 간식) 먹을 날만을 기다리며 꾸역꾸역 사료로 연명할 뿐이다. 끼니마다 번지르르하게 요리를 해서 예쁜 그릇에 오밀조담아 혼자 맛있게 찹찹 먹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그들은 인스타에 허세 샷을 올리려고 그런 수고를 무릅쓴다고 하지만, 너무나 오래 지속된 1인분 생존 방식에 적응해버린 거 아닐까.- P61

문득 요가 수업이 떠올랐다. 비교되는 게 싫어서 요가를 안하는 사람이 있고, 편애받는 게 좋아서 요가를 하는 사람이 있다(나다). 비교되는 게 싫었지만 비교를 동력 삼아, 편애는 커녕 ‘당신은 안 되는 몸이다’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계속 수련을 한 사람이 있다. 지금 그 친구는 대체 불가능한 요가 강사가 되었다.-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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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분명히 아주 바람직한 것이긴 하지만 가난도 그 나름대로 밝은 면을 지니고있으며, 머리를 쓰든 손을 쓰든 진실한 노동에서 오는 순수한 만족은 역경의 달콤한 열매 중 하나다. 그리고 세상의 지혜롭고 아름답고 쓸모 있는 축복의 절반은 결핍이 주는 영감 덕분이다.- P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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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기 위한 절차가 종종 몹시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는 것은 장의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P175

우리는 사람들이 영원히 처음처럼 남아 있기를 바란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 수십 년 후에도 볼 빨간 케이트 윈슬렛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타이타닉‘의 하늘에서 만나면 그러할 것처럼 말이다.- P177

사람들은 말한다. 돼지에게 입술연지를 발라놓아도 돼지는 여전히 돼지라고. 시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시신에 입술연지를 바르고서, 시신 분장 놀이를 하는 것이다.- P179

죽음은 ‘알려져야‘한다. 어려운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과정으로서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존중받아야 하며, 있는 그대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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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출신 철학자 에밀 시오랑은 자살이야말로 인간이 진실로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권리라고 말했다. 생은 모든 면에서 견딜 수 없는 것이 될 수 있고 ˝이 세상은 모든 것을 우리에게서 빼앗아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을 이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것을 막을 힘은 아무에게도 없다.˝-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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