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섣부른 동거가, 섣부른 연애보다 훨씬 많은 상처를 남기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함께 섹스만 하는 사이가 아니라 함께 잠을 자고 침대와 화장실과 부엌까지 함께 쓰는 사이가 된다는 건, 그야말로 서로의 거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이가 된다는 뜻일 테니까. 하지만 이거산은 확실할 것 같다. 혼자서 잘 살 수 있는 여자가, 동거를 해도 씩씩하게 잘 할 수 있고, 결혼을 해도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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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슬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하지 않고 슬프지 않기보다는 슬픔까지 껴안고 사랑하기를 택한다. 동물을 사랑함은 슬픔까지 포함하는 일이다. 그리고 사랑은 언제나 슬픔보다 크다. 사랑은 상대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일이다. 우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동안 그들이 없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들을 느낀다. 사랑하는 이의 상상력은 고통 또한 지나치지 못하리라. 한 마리의 개나 고양이를 진실로 사랑해본 사람은 한겨울 추위 속에 묶인 수많은 생명의 고통 또한 생생하게 느낄 것이다. 사람으로서의 미안함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소설 <자기 앞의 생>의 마지막 문장으로 이 글을 끝내고 싶다.

사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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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장 견딜 수 없는 건 이유 없는 고통이다. 고통을 참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거나, 그 고통에 끝이 있음을 안다면 견디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그러나 동물들은 고통의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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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하는 대상의 구석구석을 오래도록 열심히 관찰했고, 그것은 인장처럼 내 마음의 곳곳에 또렷이 찍혀 있다. 동물을 사랑함은 시절과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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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사금파리 조각들이 청년의 몸을 뚫고 나오는 것 같다.
“당신은 그렇게 살아가도록 해. 당신이 실어 나르는 저 빌어먹을 청소 로봇 같은 얼굴을 하고서. 눈물도 웃음도 없고, 그 이전에 감각이라는 게 아예 졵하지 않는 그대로 살아가는 게 당신한테 가장 어울릴 것 같아. 한여름에도 몸을 꽁꽁 싸매고 있는 그 작업복, 당신의 진실이나 진심은 그 속에 잠자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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