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우연한 기회에 '역도산'을 다시 보았다.

         당시에도 들인 공과 비용에 비해 쉽게 평가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볼 때 그 때 내 평가가 잘못된 것이 아님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 영화에는 곱씹을 만한 대사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역도산이 술집에서 시비끝에 깡패의 칼을 맞고 병원에 입원 중에

         극중 제자로 나오는 김일에게 하는 하는 한국말 대사가 있다.(영화에서 몇 안되는

         한국말 대사중의 하나이다)

        " 내가 일본에 와서 보니 웃어선 안되겠더라. 천한 조선인 주제에 웃으면 뭐가 좋아서

         웃냐고 사람들이 비웃더라. 그래서 결심했다. 성공하자. 그 때까진 웃지말자.

         성공하고 나서 실컷 웃자.'

 

         내가 요새 힘든 일이 많아서 그런지 그 대사가 50년전 재일한국인의 비애를 느끼게 하는

         말로만 들리지 않았다.

 

         사실 내가 웃을 일이 없다. 뭐 개뿔 하는 일은 없는데도 나라 밖에서 서양인 사이에서

         일본인도 아닌 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첨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다. 안에서 있는 이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 물론 밖에 있는 이도 목적과 성격에 따라 웃을 일이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알 것이다. 자기가 태어난 나라를 떠나서 무언가 열심히 해보고자 하는

         이는 아주 잘 알 것이다. 자기가 가진 목표를 현재 자신의 처지와 비교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웃음이 사라지는 가를.

 

          차범근 감독이 박지성의 활약에 일희일비하는 축구팬들을 향해 한 말도 생각났다.

          "거기서 그런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일인지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모를 것이다'

 

         맞는 말이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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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은 상당히 길지만

   내용은 간단하다.

   베르그송이 플라톤의 문제제기를 한번에 깔끔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에 하이데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문제의식을 끝까지 기회있을때마다 물고 늘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베르그송의 주요저작이 한손에 꼽힐만큼 적은 반면에

  하이데거의 전집은 아직도 발행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사유의 스타일이라고 할까

  두 철학자의 성격 때문이라고 할까

  좀 더 범위를 넓혀 프랑스와 독일 철학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정확한 이유는 아직 파악이 안되지만

  하여튼 공부하면서 불현듯 드는 느낌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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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예쁘게 나와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어릴 때는 그 느낌으로 드라마나 광고도 찍었지만 이젠 캐스팅되는 데 아무 도움이 안 돼요.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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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식탁문화를 단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경구를 찾아보자면

   내 경우엔,

  '그만 입다물고 밥먹어라, 국 식는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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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으나 젊으나

    다들 '꼴값'들을 한다.(좀 심한 말인 건 안다)

    영어 때문이다.

 

    나이가 젊은 한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영어 꽤나 한다는 사람들에 나라가 이모양이 된

    책임이 얼마간 있다'라고 하질 않나

    그의  뒤를 이을 나이가 10년 정도 많은 한 사람은

    '영어와 국가경쟁력이 비례한다'라는 논리로 나라를 혼돈에  빠뜨린다.

    더불어 '영어 배우기만 해봐라'라는 엄포도 잊지 않는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다들 '한이 맺혀서' 그런 것 같다.

    한 사람은 정규교육 과정에서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데에 대한

   설움과  거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한 원망, 그리고 그들에 대한

   '터무니없는' 도덕적 우월감에서 오는 무시가 복합돼 있는 것 같고

   

    한 사람은 돈도 벌만큼 벌어봤고 사회적 지위도 올라갈 만큼 올라가봤는데

   (이제 그가 더이상 올라갈 데는 없다)

    단 한가지 외국에 나가면 '바보'가 된다는 그 세대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에

   대한  '한풀이'가 정말 '터무니없는' 정책의 시도로 표현되는 것 같다.

 

   다들 한 마디씩 하기에 따로 뭘할 건덕지가 없는 사안이긴 하지만

   영어에 익숙해지고 싶으면 최소한 '방법의 실효성'에 있어서 고민을 깊게 할 필요는 있다.

   이 말도 안되는 정책 입안자들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영어를 잘 하는 나라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이 있는가?

   신문지상에 성공사례로 언급되는 싱가포르도 아니고

   그 반대의 예로 등장하는 필리핀은 더더욱 아니다.

   시험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을 위해 한 가지 확증을 덧붙이자면

   이 나라 사람들은 영국인보다 TOEFL점수가 더 높다.

  

   이 나라의 영어교육정책을 그대로 따라하자고 할 정도로 우둔하진 않다.

  다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길을 찾기 위해서

   일단 우리가 발딛고 서 있는 구체적 현실을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할 뿐이다.

   이게 새정부가 그토록 강조해 마지않는 바로 그 '실용주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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