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인가
중세철학사 수업을 마치고 가는데
어디서 낯익은 사람 하나가 고대철학교수인 M.Laks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괴도 뤼팡에서나 나옴직한 망토형 외투를 입고
보통 프랑스 사람보단 크다 싶어서 유심히 봤는데
바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권위자인(영어번역본 편집자이기도 하다)
조나단 반즈였다.
이 나이먹어서도
저자소개에서만 보던 사람을 실제로 보면
마구 흥분하는 버릇이 있는지라
괜히 흐뭇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외모와 나이를 갖고서도
학교를 다니는 보람을 굳이 찾자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