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카시러와 벌린의 책들을 읽고 있다.

   그들의 사유에 전적으로 동의할 순 없지만

   읽을수록 느끼게 되는 것은

   '언제 이 많은 책들을 다 읽었을까?'라는 단순한 의문이다.

 

    지금처럼

    정보의 유통이 자유로운 시대도 아니었으니

   그야말로 책을 읽고 소화해야 하는 한 마디라도 할 수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그들의 고전에 바탕을 둔 '박식함'이란 정말 입이 딱 벌어지게 되는 수준이다.

 

   전에 '희랍비극' 강의를 들을 때 김상봉 선생님이 카시러의 '계몽주의 철학'을 소개하면서

   '그야말로 박학함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저작'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당시 잠깐 일별할 때는 '뭐...그다지'라는 느낌이 들었으나

   최근에 읽어봤을 때의 생각은 '죽었다 깨나도 이런 정도의...'라는 약간의 절망감이다.

 

    이사야 벌린의 책들도 마찬가지이다.

    그의 책들에서 잠깐씩 언급되는 사상가들의 숫자와 그들에 대한 이해정도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닌' 것이다.

 

    이런 상황을 우리의 그것과 비교해봤을 때

    한국에서의 서양철학의 수용의 역사와 그 발전정도는

    아직까지 썩 자랑할 만한 것이 못 될 뿐더러

    더 깊은 역사와 우리에게 얼마정도 더 유리한

    중국철학이나 한국철학의 경우에 있어서도 그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을

    생각할 때 서양학자들의 실력이란 단지 그들의 외교적 국제적 지위의 우월성에만

    기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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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필립 로스Philip Roth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어권 작가이다.

   내용story과 문체style 모두가 훌륭한 소설가중의 하나인데

   쉽게 쓴 듯한 글처럼 보이면서도

   면밀히 살펴보면

   그 노력의 두께가 역력히 드러난다.

 

   지금까지 대표작으로는  속죄Atonement가 꼽히는데

   나역시 그에 대하여 이견이 없다.

 

   한마디로 정말 잘 쓴다.

   어느 언어든 간에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봐야만 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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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작년인가

   은퇴번복하고 나서

   친구인 페티트의 우정에 호소하는 요구에 답하면서

   고향팀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아름다운 동기를 더하면서

   올린 그 믿을 수 없는 성적이

   그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오래된 야구팬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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