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 산책 2 - 20세기, 유럽을 걷다
헤이르트 마크 지음, 강주헌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유럽사 산책 1, 2>의 가장 뛰어난 미덕은 당시의 역사를 겪은 산 증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상황을 히틀러에게 직접 보고했던 젊은 중위 빈리히 베어, 레닌그라드 전투에서 살아남은 안나 스미르노바, 폴란드 공산당의 실력자 부아데크 마트빈, 유럽연합의 기초를 닦은 막스 콘스탐, 포르투갈 카네이션 혁명의 주모자 비토르 알베스, 네덜란드의 전 총리 뤼트 뤼베르스, 세르비아의 소설가 알렉산드리 티슈마... 인터뷰를 통해 들은 이들의 개인적 경험은 일반적 역사서를 통해서라면 접하기 힘든 소중한 자산이다.

유럽은 20세기 두 차례의 끔찍한 전쟁에서 교훈을 얻었다. 다시는 그러한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유럽연합을 창설한 것이다. 그 결과, 70년 동안 서유럽 주요 국가 간에 평화가 유지되었다. 그러나 유로존에 대한 심각한 회의가 대두되고, 난민과 무슬림 이민자로 인한 갈등이 커지고 있는 지금, 서유럽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탄생한 유럽연합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럽사 산책 1 - 20세기, 유럽을 걷다
헤이르트 마크 지음, 강주헌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기와 역사서가 결합된 형식의 독특한 책.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드레퓌스사건을 시작으로 20세기 유럽 역사의 흔적을 찾아 여행한다. 역사적 사건의 증인을 만나 인터뷰하고, 지역 도서관을 샅샅이 훑고, 사건의 현장을 거닐며 역사를 서술해 나간다. 덕분에 저자가 그리는 역사는 딱딱하게 말린 건어물이 아니라 갓 잡은 활어마냥 생생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브론테 자매의 소설들처럼, 황량하고 거친 평야에 부는 스산한 바람 같은 작품. 영국 고전을 읽는 듯한 유려한 문장은 마음에 드나,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음울함을 견디기엔 스토리가 지나치게 늘어진다. 끝까지 읽고 나면 `겨우 이 이야기를 하려고 500페이지 넘게 썼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환상문학전집 11
필립 K. 딕 지음, 이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으로 유명한 소설. 영화는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경계가 무엇인지,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소설은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외양이나 지능은 구별할 수 없지만, 결국 다른 안드로이드나 동물에 대한 감정이입을 할 수 없는 기계일 뿐임을 확실히 한다. 오히려 주인공 릭 데커드나 이지도어가 안드로이드에게 감정 이입하는 모습이 작품 내내 묘사된다. 이런 점에서 SF의 클리셰라 할 수 있는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기계`와는 거리가 있는 소설이다. 단지 끝까지 읽어도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했는지 고걔를 갸웃거리게 한다는 점이 아쉬울 뿐,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어딜 가든 너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게 인생의 기본 조건이다. 자기 정체성에 위배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인생의 기본 조건이다. 생명이 있는 존재라면 살아 있는 동안 언젠가는 그럴 수밖에 없다. 인간이 신의 피조물이라면 그 피조물에 드리워진 그림자, 그 피조물이 벗어날 수 없는 패배가 바로 그것이다. 인간이 피해 갈 수 없는 저주이며, 모든 생명체를 빨아먹고 사는 저주이다. 우주 어딜 가도 피할 수 없는 저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인간의 삶은 다시 돌이킬 수 없기에, 반복될 수 없기에, 한없이 무거운 것인가? 한없이 가벼운 것인가? 역사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역사는 반복된다` 라고 하지만 똑같은 역사가 반복된 적은 없다.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일회성의 역사. 그래서 역사의 가치는 무거운 것인가? 가벼운 것인가? 인간 존재는 어떠한가? 여기 네 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인간의 삶과 존재는 바람에 흩날리는 비누방울처럼 한없이 가볍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 마음이 아주 무거워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