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공감필법 공부의 시대
유시민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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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말하는 공부의 정의는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이다. 그리고 가장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독서와 글쓰기이다. 그는 독서를 할 때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보다 저자의 감정과 생각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독서를 통해 정체성을 찾고, 인물에 감정을 이입하고, 그와 공감하고, 삶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위로와 격려를 받는 것. 이 모든 것이 인간으로서 최대한 의미있게 살아가기 위한 공부인 것이다. 거기에 더해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 정보를 문자로 표현하여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글쓰기가 더해져 내가 나답게 살아가는 공부가 완성된다는 말이다.
짧은 강연을 정리한 책이지만 유시민, 그만의 매력이 가득하다. 글을 잘 쓴다는 건 이렇게 멋진 것이다.

천하의 넓은 집을 거처로 삼고,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대도를 실천하여, 뜻을 얻었을 때는 백성과 함께 그 길을 가고, 그렇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간다. 부귀도 나를 흔들 수 없고, 빈천도 나를 바꿀 수 없으며, 위세와 무력도 나를 꺾을 수 없어야, 비로소 대장부라고 하는 것이다.

- <맹자>, 등문공 하편

보수주의는 상층계급의 특징이기 때문에 품위가 있는 반면, 혁신은 하층계급의 현상이기 때문에 저속하다.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사회적 혁신을 외면하게 만드는 그 본능적 반발과 비난의 가장 단순한 요소는 사물의 본질적 비속성(vulgarity)에 대한 이 관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자가 대변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옳다는 것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 그 혁신자는 교제하기에는 불쾌한 인물이며 무릇 그와 접촉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 <유한계급론>, 소스타인 베블런

너무 자주 위로받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함부로 남을 위로하려 하지도 마시고요. 삶은 원래 고독한 것이고, 외로움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견딜 만큼 견뎌보고, 도저히 혼자서 못 견뎌낼 때 위로를 구하는 게 좋은데, 요즘은 다들 위로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어요.(...) 남에게 위로를 구하기보다는 책과 더불어 스스로 위로하는 능력을 기르는 쪽이 낫다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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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공부의 시대
강만길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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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공부의 시대> 시리즈처럼 강만길 선생의 강연을 한 권으로 정리한 책. 팔십 평생을 역사학자로 살아 온 선생의 분단 극복과 평화 통일에 대한 절절한 호소가 문장 한 구절 한 구절 짙게 배어 있다. 내용 자체는 새롭지 않으나, 이 시대 진정한 민족주의자의 견해는 한번쯤 되새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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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상 공부의 시대
진중권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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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시대, 인문학이 위기에 몰려 벼랑 끝에 서 있는 지금 이 시대에 진중권은 말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그에 걸맞는 새로운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문자가 아닌 미디어로의 전회가 일어난 지금 우리가 논해야 할 것은 디지털의 존재론, 디지털의 인간학, 디지털의 사회학이라고. 문화비평가, 사회비평가가 아닌 진지한 철학자로서의 진중권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책이지만, 제목 그대로 ‘구상‘ 단계인 주제라 큰 틀만 있을 뿐 각론이 갖추어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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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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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미숙한 확신이 가져온 커다란 파문, 그로 인해 평생을 고통받는 세 사람. 죽음이 넘쳐 흐르는 전쟁터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인간의 마음 속에서 끝나지 않는 지옥이다. 그릇된 상상력으로 말미암은 죄를 상상력으로 씻는다는 이언 매큐언의 놀라운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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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서 시작하여 침팬지, 설치류, 유대류, 양서류, 어류, 무척추동물, 균류, 식물, 고세균을 거쳐 생명의 기원까지 진화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생물 역사의 순례 여행. 도킨스는 이 순례길에서 진화가 분기되는 지점-인간과 침팬지의 분화가 예가 될 수 있겠다-을 ‘랑데부‘라 칭하고 랑데부마다 다윈 이후 현재까지의 진화론의 주요 주제들을 다룬다. 몇 천만 종의 생물들이 하나의 공조상으로 수렴되는 이 긴 여정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경이로 가득 차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탄생 이후에 물리학과 화학만 존재할 수 있던 지구에 천문학적으로 낮은 확률을 뚫고 최초의 생명이 발아하여 아득한 세월 동안 진화를 거쳐 지금의 나와 내 가족, 지구의 모든 생물들을 만들어 냈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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