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시대, 인문학이 위기에 몰려 벼랑 끝에 서 있는 지금 이 시대에 진중권은 말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그에 걸맞는 새로운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문자가 아닌 미디어로의 전회가 일어난 지금 우리가 논해야 할 것은 디지털의 존재론, 디지털의 인간학, 디지털의 사회학이라고. 문화비평가, 사회비평가가 아닌 진지한 철학자로서의 진중권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책이지만, 제목 그대로 ‘구상‘ 단계인 주제라 큰 틀만 있을 뿐 각론이 갖추어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