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지음 / 사계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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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재미 교포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들의 삶이 궁금했다. 소설에서는 일본에서 최하층의 삶을 살며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할 수 없었고 파친코 사업으로 큰 돈을 벌어 아이를 교육을 시키고 신분상승을 꾀한다. 이 책은 재일동포 3세가 일본과 한국에 살며 경험하고 고민한 뿌리, 고향, 귀환, 디아스포라, 페미니즘, 인종차별, 혐오의 문제를 12편의 글에 담았다. 저자는 성공회 대학교에서 탈식민주의와 젠더의 관점에서 일본사회, 문화, 재일 조선인, 디아스포라 문제를 연구하고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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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할아버지처럼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민단 재일동포는 일본에 귀화하지 않고 한국적을 유지하기 위해 투쟁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고향인 한국에 돌아왔을 때 다른 이민자들이 받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별적 위치에 처한다. 외국인이 아니므로 한국어 지원을 받지 못하고, 2015년 이후에야 주민등록증을 받을 수 있었고, 한국 남자와 결혼해도 엄마가 자이니치여서 정부로부터 아이 보육료 지원받지 못하고, 코로나 방역에서도 제외된다. 의도적 배제가 아니라 무지와 무관심때문이며, 내국인 중심주의가 아닌 거주를 바탕으로 한 주민권을 주장한다. 저자는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디아스포라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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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는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 타지로 떠돌게 된 사람들이다. 언뜻 세계 각국에 퍼져 사는 이스라엘 민족이나 내란으로 떠도는 난민을 떠올리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정착하고 다시 돌아오지 못한 재일동포들이 있다. 저자는 일본과 한국 양쪽에서 불평등을 맞닥드린다. 그러나, 연대를 통해 하나씩 불합리함을 고쳐가는 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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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혐오는 생각보다 심각해보인다. 새역모와 일본회의를 중심으로 역사수정주의가 혐오를 조장한다. 기본적으로 종교조직과 정치적 권력이 연결되어 있다. 이들은 역사를 왜곡하여 교과서를 고치고자 하고, 대동아전쟁 긍정론과 일본군 위안부 부정론을 외친다. 역사부정, 국가주의, 도덕적 보수주의, 반페미니즘을 포함하는 신보수주의자 아베의 장기집권 동안 역사인식과 영토문제로 아시아국들과 갈등을 일으킨 것은 잘 아는 사실이다. 혐한에 에너지를 쏟는 정치인과 만화가 하스미 도시코를 비롯한 작가, 언론인들과 넷우익의 헤이트스피치가 존재한다. 생산적이지 않은 일에 에너지를 쏟고 유지하는 이유는 국민의 요구를 만족시켜 줄 수 없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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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뉴라이트 이영훈의 <반일 종족주의>에 대한 일본의 평가가 우호적이었음은 예상대로다. 안병직 교수의 제자들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펼치며 일본의 우파와 같은 소리를 낸다. 저자는 왜 전쟁 피해자가 가해자 입장에서 역사를 부정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대리인 흉내를 내느냐고 묻는다. 이들이야말로 식민화된 사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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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미투운동이 활발하지 못한 것은 처음 저널리스트 이토 시오리가 지국장을 고발했을 때 일본 경찰에 의한 2차 가해와 사법제도의 구조적 문제와 여론에서 전형적인 피해자상에서 벗어난다는 정상적이지 않은 이유다. 저자는 문제를 개인의 수준으로 축소시키고 정치성을 희석시키는 일본의 포스트페미니즘을 비판하고, 감정 표현을 자제하고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분위기를 페미니즘이 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한다. 그럼에도 한일간에 동시대적 연대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과 같은 K문학에서 확산되었다. 이 소설은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한국의 앞서가는 페미니즘에 부러워했다고 하니 약한 연대도 점점 힘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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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긋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배타적인 분위기가 개인에서 사회, 국가로 퍼지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3세의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그 원인과 연대의 움직임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각 편의 글은 소논문과 같이 많은 정보와 자료를 참고하였고 비판은 물론 해결책도 제시한다. 더이상 떠돌지 않고 한국에 정착하려는 재일동포의 깊이있는 역사의식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이해하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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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하이데거 - 20개의 키워드로 전하는 인생의 지혜
한상연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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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는 후설의 현상학과 칸트의 영향을 받은 실존주의 철학자다. 한나 아렌트와 연인관계였지만, 나치에 동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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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가천대 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다. 하이데거와 슬라이어마하로 철학박사를 받았다. 이 책은 하이데거의 저서 <존재와 시간>(1927)을 바탕으로 그의 사상을 20개의 키워드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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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는 현상 뒤에 본질이 숨어 있다고 믿는 서양철학에 반박하고, 진실은 현실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꽃의 아름다움은 보이는 모습, 향기, 색깔에 있는 것이지 다른 숨겨진 본질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인간이 태어나는 데에는 목적이나 소명이 있다고 믿는 기독교 사상을 반박한다. 인간은 그냥 세상에 던져진 존재일 뿐이고, 인생은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지 어떤 목적이나 달성할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쓸모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고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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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은 '인생의 정오'와 같아서 전반을 열심히 살아왔던 어렵게 버텨왔든 인생의 전환점과 같다. 전반을 타인의 인정과 사회의 고정관념에 맞추어 살았다면, 이후에는 자기자신을 살펴보라고 말한다. 인생은 하나의 노래와 같아서 시작과 끝이 있고 노래 자체를 즐기면 된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즐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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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면,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의 행동이 서서히 이해된다. 안정적인 직장과 가족을 버리고 어느날 갑자기 메모도 없이 사라진 그는 세상을 떠돌다 타히티로 가서 그림을 그리다죽는다. 자신이 원치 않는 삶을 살아가다가 어느 날 타인의 평가받는 자신의 삶을 각성하고 하이데거의 생각대로 '나답게' 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인물이라는 편견이 벗겨지고 그의 행동이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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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시인이 사랑한 철학자가 하이데거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수영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일어판을 무덤에 함께 넣어줄 정도로 하이데거를 사랑했다. 그의 시 '풀'은 거대 권력의 획일화에 거부하는 민중의 고유함이고, 그 풀을 흔드는 바람은 일반적으로 독재권력이라고 해석하지만, 저자는 삶과 존재의 무상함과 고유함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또한, 하이데거가 초기에 나치에 동조한 것은 미국 자본주의와 소련식 사회주의의 거대한 폭력성을 나치즘이 막아내고 인간 존재의 고유성을 해복해 줄지도 모른다는 착각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끝까지 반성의 표현을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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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읽어야 한다. 용어도 이해해야하고, 기존 상식을 깨는 하이데거의 논리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존재, 현존재, 현상, 기분, 전회, 테크네, 고유함과 같은 하이데거의 사상을 나타내는 키워드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어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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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 애쓰는 이에게 위로를 주고, 어떻게 살아야할 지 방향을 일러주는 책이다. 마흔이 아니더라도, 어느 나이에도, 일독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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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환·김익환의 대한민국 주식투자 지도
염승환.김익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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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애널리스트 염승환과 기자 김익환, 두 저자가 상반되는 주제로 우리나라 주식투자를 설명한다. 염승환 애널리스트는 AI, 반도체, 제조업(HALO)처럼 추세를 추종하는 분야를, 김익환 기자는 자산주, 배당주, 숨은 자산주, 사양산업주와 같이 당장 인기는 없지만 향후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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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에 새로운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흥미롭다. HALO(Heavy Assets, Low Obsolescence)는 무거운 자산이면서 기술변화에 쉽게 대체되지 않는 기업들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이 이에 해당한다. 세계적으로 이전 10년 동안은 경량 자산 경제 속에서 미국의 빅테크들이 리드했지만, 이제는 실물 경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즉, 과거 10년간 빅테크들은 자신의 공장이 없어도 설계나 검색, 광고, 클라우드를 통해 돈을 벌었지만, 앞으로 10년은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전력기계를 설치하고, 전기를 이동시키는 제조업이 리드할 것이다. 조선, 방산, 반도체, 전력에 관련한 기술을 가진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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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적극적인 정책들도 코리아 프리미엄에 힘을 보탠다. 먼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기업투자로 전환하면서 금융/증권주가 수혜를 받았고, 상법개정을 통해 배당 분리 과세, 자사주 소각, 저PBR기업 망신주기, 코스닥 대수술(천원 미만 주 퇴출)을 시행하고, 국민성장 펀드를 만들어 기업의 발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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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 기자는 기업의 역사와 인물에 대해 짚어준다. 사이클 산업으로 반도체 불황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군분투를 언급하면서, 위기에 역발상으로 투자를 통해 기술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 성공스토리는 언제나 가슴 벅차다. 엄청난 부동산을 소유한 신영와코루와 같은 자산주와 현대가의 마지막 버팀목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배당을 많이 주는 이야기는 기업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모르는 사실이다. 사양산업주에 도시가스 알짜기업 삼천리의 사업확장 이야기도 흥미롭다. 소형주가 대부분이고 과거 주가조작에 연루되기도 했어서 투자 전에 공부가 더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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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우리나라 제조업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통찰이 유익하다. 또한 한국 기업들의 부침을 이해할 수 있어 흥미롭다. 반도체 업체들이 수없이 망할 뻔하거나 실제로 망하고 통폐합되어 지금에 이른 역사와 자원없는 나라에서 제조업 기술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기업들이 AI 시대에 기술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과 정부의 적절한 정책이 바람직하다. 투자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주고, 부침있는 기업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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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의 지도책 - 국제 정세의 흐름을 읽는 데이터 지리학
델핀 파팽.브뤼노 테르트레.세마르탱 라보르드 지음, 이수진 옮김 / 윌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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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세 명이다. 파팽은 프랑스 파리 지정학 박사를 받고 <르 몽드> 인포그래픽 부서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테르트레는 국제정치학자이자 국제 안보와 군사전략 전문가다. 라보르드는 <르 몽드> 인포그래픽 부서 기자이자 지도제작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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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정학과 정치학, 국제 안보와 군사 전략 전문가의 지식과 정보를 한 눈에 알아보기 쉬운 지도로 표현했다. 나라와 나라를 구분짓는 국경선은 산맥, 바다, 강과 같은 자연환경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하고, 아프리카 대륙처럼 제국주의 국가들이 인위적으로 그어버리기도 하고, 미국과 멕시코 혹은 남한과 북한처럼 장벽을 쌓아 나누기도 한다. 독특하게도 쿠바의 콴타나모만은 미국이 테러리스트를 수감하는 임차지로 국가 안에 다른 국가의 치외법권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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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처럼 지금도 호시탐탐 국경을 넓히려는 튀르키에와 러시아, 중국의 야욕을 지도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들의 영토확장은 각각의 명분과 이유를 갖고 국경분쟁이나 전쟁을 불사한다. 튀르키에는 과거 오스만제국을 회복하겠다는 명분으로, 러시아는 구소련 공화국을 다시 병합하겠다는 이유로, 중국은 육상에서 이미 복잡한 국경선 분쟁을 치루고 있지만, 바닷길을 얻기위해 남중국해의 암초를 매립해 인공섬을 지어가며 베트남, 필리핀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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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외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이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경을 지키거나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된다. 전쟁의 배경에 국경문제가 바닥에 깔려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끊임없는 분쟁과 전쟁 이슈, 중국이 인공섬에 해군함대를 배치하며 주변국을 위협하는 뉴스의 저변에 국경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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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아프리카 여러나라는 연합(AU)을 통해 EU처럼 화폐를 통합하고 여권을 공용으로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로써 국가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 협조하고, 나아가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을 위한 초석이 되지 않을까. 탐욕적인 국경분쟁 이야기 속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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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마다 전반적인 설명을 한 후, 구체적인 국경선을 지도에서 볼 수 있게 해서 세계의 정치, 군사, 지정학적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뉴스를 보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이 책에서 대략의 답을 얻을 수 있겠다. 어른들을 위한 지도책으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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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니체 필사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용수 편역 / 유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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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어 쇼펜하우어(1788-1860)는 염세주의 철학자고,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실존주의 철학자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을 고통과 욕망의 비관적 세계관으로 이해했고, 동서양 철학의 유사성을 짚어냈다.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지만 자기 삶을 스스로 창조하라는 긍정의 철학을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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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단순한 베껴쓰기가 아니라 철학자의 사유를 직접 체험하는 방법이다. (중략) 필사를 할 때는 저자가 말하고자 한 뜻을 먼저 곱씹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어있는 의미를 음미해야 한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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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쓴 작가이자 교수가 쇼펜하우어의 인생론과 니체의 인생론을 두 파트로 나누어 100개의 필사 문장과 자신의 에세이 10편을 넣었다. '삶이란 무어인가?'라는 형이상학적 질문보다 '어떻게 살아야할까?'에 좀더 방점을 두었다. 두 독일 철학자는 남의 눈보다 나를 중심에 두라고 조언한다.

쇼펜하우어는 인간관계에서 겨울을 지내는 고슴도치처럼 서로 상처를 주고 받지 않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온기를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타인과 지나치게 가까운 것도 너무 소원한 것도 좋지 않다.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살다보면 행복한 순간이 오지만 불행도 함께 상상하라고 조언한다. 새옹지마처럼 행복과 불행은 엇갈려 찾아오기도 하므로, 불행에 이르렀을 때도 행복을 생각한다. 현재를 명랑하게 살라고 한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의 시간을 망쳐서는 안된다. 오늘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또한, 돈은 '절대적 선'인데,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조언에 인생선배의 말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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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쇼펜하우어보다 좀더 적극적이다. 쇼펜하우어가 인생은 고통이고 자신을 잘 챙기라는 정신적 수양을 이야기한 반면, 니체는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 가라고 말한다. 자신을 탐색하고 세상을 경험하고,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을 친구삼아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며 살라고 조언한다. 한 번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통해 완성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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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독일의 두 철학자의 인생관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힘을 준다. 평가 받고 경쟁하고 상처주고 받는 인생에서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며 살라는 조언이 가득하다. 필사하다보면 체화되어 좀더 나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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