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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음, 성소희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저자는 의사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이다. 예술계의 거장인 도스토옙스키, 버지니아 울프, 바실리 칸딘스키, 프리다 칼로, 앤디워홀, 프란츠 리스트와 같은 사람들은 일반인과 무엇이 달랐을까? 미술, 문학, 음악계의 천재인 이들은 뇌에 생긴 질병 때문에 천재가 된 것인가? 음악을 보고, 색을 맛보는 공감각, 환각제와 꿈의 기원, 망각의 메커니즘, AI를 이용한 예술작품을 누구의 작품으로 볼 것인가와 같은 논쟁거리와 뇌 탐구 역사를 이야기한다.
광기가 천재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정신질환과 창의성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그저 사람들이 천재 신화를 만들어내고 정신질환을 이상화한 것이다. 뇌전증을 앓은 도스토옙스키는 알콜과 도박 중독에 빠지고 파산상태에서 돈을 벌기 위해 소설을 쓴 것이다. 양극성 장애를 가진 고흐는 조증일때는 엄청난 양의 그림을 그리고, 우울 상태일 때는 무기력과 자살 충동에 괴로워했다. 이러한 정신 질환이 있다고 모두 천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창조성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앤디 워홀이 자폐 스펙트럼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설득력있다. 자폐증을 가졌다고 모두 천재는 아니다. 자폐의 특징으로 사회부적응, 매우 제한적인 관심사, 반복행동을 지적하는데, 앤디 워홀은 말을 할 때 떨 정도로 사회성이 부족했고, 그의 팝아트가 캠벨 수프 캔이나 마릴린 먼로나 엘비스 프레슬리와 같은 스타를 반복해서 생산하는 것을 보면, 저자의 판단이 옳아 보인다.
저자가 설명하는 여러 사실을 통해 궁금증이 더 많아진다. 공감각은 한 감각이 다른 감각을 불러오는 것인데, 리스트는 지휘하면서 연주자들에게 좀더 푸른색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나아가 러시아의 셰르셔프스키는 5중 공감각을 가졌다는데 그의 작품이 궁금하다.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소마를 언급한 헉슬리는 환각제를 복용하고 환각상태를 묘사한 작품인 <(올더스 헉슬리) 지각의 문, 천국과 지옥>을 썼다는데 그 내용이 궁금하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의 세계에 관한 자신의 사상에 기반을 둔 초현실주의와 표현주의 운동을 받아들이기 꺼려했다는데 왜 그랬는지 궁금하다. 향후 AI를 이용한 예술 행위의 주인이 인간인지 AI인지에 대한 논쟁이 어떻게 진전될 지도 궁금하다.
의사이면서도 예술 방면에 지대한 관심이 있어보인다. 예술가들의 천재성과 그들의 작품을 정신질환과 관련하여 해석하고, 해당 뇌 부위의 작용을 설명한다. 결국 천재 예술가들의 작품이 광기로 창조성을 발휘한 것이 아니라 정신질환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음을 알게 되어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뇌과학과 천재들의 창조성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