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안병현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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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일본인들의 기담이나 괴담에 대한 관심은 열광적인 듯하다. 자국의 이야기 모음집도 여러 작가들에 의해 쓰여지고 있는데, 이 책은 유럽 33개국에서 30년간 취재한 도시기담을 모은 것이다. 총 13편의 이야기를 저주, 괴이한 현상, 사건, 역사의 어둠, 전승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몇 편의 괴담을 제외하고는 익숙한 이야기다. 글루미 선데이, 그림 '우는 소년', 인형 애나벨, 폴터가이스트(심령현상)를 보여주는 엔필드 사건, 성모마리아가 나타난 파티마의 기적, 도플갱어, 피의 백작부인, 잭 더 리퍼 연쇄살인사건, 루트비히 2세의 죽음, 괴승 라스푸틴의 암살, 과학자 테슬라, 드라큘라, 유대교의 인조인간 골렘이다. 특정한 도시의 기담이지만 이미 잘 알려져 있으니 세계가 공유하는 기담이다.

신비로운 점이 많은 나라인 헝가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세 개나 된다. '글루미 선데이', '광기의 백작부인'과 '유대교의 인조인간 골렘'이다. '글루미 선데이'는 자살충동을 일으킨다는 피아노 곡이고, '광기의 백작부인'은 650명의 젊은 처녀의 피를 얻어 젊어지려한 귀족 바토리 에르제베트 부인의 이야기이고, '골렘'은 프라하의 랍비 로에프가 진흙으로 만들어 숨을 부여한 인간이다. '글루미 선데이' 노래는 지금도 남아 있어 검색해보면 들을 수 있고, 영화로도 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주파수에 따라 치유의 노래가될 수도 죽음을 부를 수도 있다는 분석과 경제적으로 암울한 시대 배경때문이라는 분석이 흥미롭다. 레스토랑 키슈피파는 현존하는데다, 곡을 쓴 레죄의 묘에 참배객들이 여전히 찾아온다. '광기의 바토리 백작부인'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 당시 합스부르크가문의 마차시 2세가 프로테스탄트인 바토리 가문을 탄압한 것이라는 주장이 더 신빙성있어 보인다. 백작부인의 초상화는 물론, 대규모 살인이 일어났다는 차흐티체성이 아직 남아있고,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야기는 소설, 만화, 영화, 게임, 포르노의 소재로 사용되었다. 랍비 로에프가 만들었다는 '골렘'은 아담의 창조 과정과 유사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여러 소설과 영화로 만들어졌고, 실제 랍비 로에프의 묘가 남아있다.

저자는 믿기 힘든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 업데이트한다. 기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만들어진 원인을 탐구하고 현재에도 남아있는 흔적을 직접 보거나 들을 수 있다는 구성이 참신하다. 특히 직접 발로 뛰어 실체를 경험해보는데, '글루미 선데이' 피아노곡을 연주했던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한다든가, 라스베이거스 박물관에 <우는 소년>이 전시되었다든가, 애나벨을 보려면 워런 오컬트 박물관을 가라든가, 라스푸틴의 성기가 전시된 에로티카 박물관이나 그가 살해된 모이카 궁전을 견학해보라든가, 루트비히 2세의 유령을 위로하는 예배당을 소개하고, 도플갱어와 유사한 경험을 위한 사이트를 알려준다.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체를 보여주니 실감난다.

이상하고 기이한 이야기의 이면에는 사람들의 잇속이나 정치적 배경이 숨어있다. 애나벨과 엔필드 사건이 돈을 쫓는 사기일 수 있고, 광기의 백작부인과 같은 기담은 정치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이해하기 힘든 현상은 후대 연구자들에 의해 과학적으로, 혹은 시대배경을 바탕으로 진실이 드러나겠지만, 여전히 이야기는 여러 예술의 소재로 이어져 기이함을 즐길 수 있겠다.

도시기담을 좋아하고, 진실이 무엇인지, 기담의 현재 상태가 어떠한지, 관심있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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