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은 히말라야를 걸어라
신한범 지음 / 호밀밭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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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대로 히말라야는 전문 산악인들이나 가는 곳인줄 알았다. 그래서 시도해 보는 것 자체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반인인 저자는 2001년이래로 9번이나 네팔을 다녀왔단다. 정상을 목적으로 전문 산악인들이 도전하는 것은 등정이고, 일반인들이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오르는 것을 트레킹이라 하는데, 저자는 트레킹을 했다. 산허리를 둘러둘러 오르는 트레킹이라해도 3,000미터에서 5,000미터의 산을 오르는 것이고, 보름이 넘어가는 경우 포터와 가이드를 두고 진행하는 것이므로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히말라야 3대 트레킹 코스는 세상의 지붕 '쿰부 히말라야 코스', 천상의 화원 '랑탕 코스',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코스'다. 저자는 이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고 에베레스트산(8848미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쿰부히말라야 코스를 17일간 트레킹한 여정을 날짜 별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한국인이 많이 가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후반에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매번 겨울이면 찾는다는 네팔. 국토의 75%가 산이고 7~8000미터 산이 널려 있는 이 곳은 중독성이 있어서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다녀온 사람은 없단다. 쿰부히말라야를 트레킹하면서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재밌다. 힘들게 올라가보니 이미 도착해서 오렌지를 파는 아주머니가 있다거나, 온갖 장비를 둘러메고 가이드에 포터와 함께 고산병을 극복하며 가다보면 슬리퍼를 신고 흥얼대며 지나가는 네팔인들을 만난단다. 고산지대에 살아서인지 현지인들의 DNA에는 이미 고산병을 극복한 그 무엇이 있을 게다.

상대적으로 좀 접근성이 좋은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는 5개의 봉우리 곁을 한바퀴도는 보름간의 걷기 코스가 있단다. 그러나 굳이 트레킹을 하지 않고도 '오스트레일리아 캠프'에 묵으며 앞에 보이는 안나푸르나를 감상하다 오는 것도 있다니 왠지 만만하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가족들이 일주일간 이 곳에서 머문다하니 시도해볼만해졌다. 단지 각국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고, 우리 한국사람들도 엄청 많다고 한다. 

아름답지만 녹록해 보이지 않은 설산 히말라야, 책장을 넘기면 나오는 많은 사진을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난다. 산 아래 아주 작은 사람들과 대조적이다. 서울에서 7시간 비행으로, 카트만두에 도착해 트레킹 패키지를 이용할 수도 있고, 저자처럼 자유여행도 할 수 있지만, 혼자 트레킹을 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포터나 가이드를 동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히말라야와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고 저자가 묘사한대로 숨이 턱턱 막히는 광경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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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도미니크 로로의 모두 제자리 - 도미니크 로로의
도미니크 로로 지음, 이주영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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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난히 많이 접하게 되는 정리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프랑스 사람인데 일본 쿄토에 오래 거주하여서인지 정리식도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 모든 물건에 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버릴 때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하는 식이 그러하다. 

저자의 정리에 대한 정의는 '다음 사용할 때 눈감고도 찾을 수 있게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것'이다. 물건에게 자리를 지정해 주고 항상 그 자리에 두면 물건을 찾으러 돌아다니며 시간 낭비를 할 필요도 없고, 더 많은 소비를 자제할 수도 있고, 심신이 편안해진다.

정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머릿속에 이상적인 실내를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날을 잡아 대대적인 정리를 혼자한다. 매우 독특하다. 보통의 경우 가족의 힘을 빌어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혼자하란다. 그래야 하나의 물건을 계속 갖고 있을 것인지 버릴 것인지를 선별하는데 집중할 수 있단다. 일리가 있다. 

본격적인 정리는 분류하기부터 시작한다. 먼저 옷/천류와 같이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것을 모두 꺼내 바닥에 놓고 종류별로 분류한다. 그래야 공간에 여유가 생겨 다음에 정리할 물건들의 자리찾기가 쉬워진다. 다음엔 책/서류인데 사용설명서를 모두 버리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인터넷에 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주방 물건들, 소소한 물건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추억이 담긴 물건을 분류한다. 분류된 물건은 상자, 지퍼백, 막대봉, 선반, 플라스틱병 등에 넣어 라벨을 붙인다. 이를테면 외투, 상의, 하의, 특별한 때 입는 옷과 같이 말이다. 그리고 나서 침대밑이나 주방 싱크대 아래, 화장실 세면대 뒤와 같은 공간에 꼼꼼히 수납한다. 

정리의 원칙은 수직방향으로 정리하기, 칸구별하기, 라벨 붙이기이다. 모든 물건은 세워서 정리한다. 옷도 개서 서랍에 세워서 수납하고, 봉을 세워 고리를 달아 걸수 있다면 걸어둔다. 자잘한 것은 칸을 나눠 서로 섞이지 않고 한 눈에 찾을 수 있게 한다. 하나의 물건을 꺼내기 위해 다른 물건을 치우고 찾지 않도록 한 눈에 보이도록 한다. 라벨에는 유통기한 같은 정보를 써넣어도 좋겠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정리 도구를 소개하고 정리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관련된 사진 하나 없는 점이다. 자주 언급되는 막대봉을 어떻게 설치할지, 쇼파 옆 양쪽에 작은 가구를 놓는다면 어떤 것일지에 대해 몇 장의 사진이 있었다면 이해하기에 좋았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집안 곳곳의 물건에 눈길이 간다. 어서 자리를 찾아 주어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리의 고수들에게는 시시한 책일수 있겠지만 너무 많은 살림으로 정리가 안되는 사람이라면,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일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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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곰 라이프 - 더 적게 소유하며 더 나은 삶을 사는 법
안나 브론스 지음, 신예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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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리를 처음 하기 시작할 때 엄마에게 양념을 얼마나 넣을까? 물어보면 늘 '적당히'라고 대답했었다. 적당히면 얼마냐고 다그치는 딸에게 그걸 어떻게 말로 하느냐 많지도 적지도 않게 알맞게 넣으면 된다 하셨다. 지금이야 그 말이 이해가 되지만, 그 때는 우리나라 음식을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 서양의 똑 떨어지는 계량으로 수치화된 레시피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적당하다'라는 스웨덴어가 '라곰(Lagom)'이란다. 그리고 그렇게 딱 떨어지게 계량화한 삶과 정 반대되는 삶이 '라곰 라이프'다. 뭔가 서양적이지 않고 동양적인 느낌이다. 

저자는 스웨덴 어머니의 영향으로 라곰 라이프를 추구하는 작가이며 요리웹진 <푸디 언더그라운드>의 설립자란다. 그녀가 추구하는 라곰라이프는 부제가 말해주듯 '더 적게 소유하며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란다. 남들보다 좀더 빨리 성공해서 좀더 많은 것을 갖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좀더 채찍질하고,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것이 현대인이라면, 이 라곰라이프는 너무 열심히 살지 않아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한다.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내가 만족하고 즐기는 삶을 살면 된단다.

지나친 소비, 과한 경쟁, 최고가 되려는 목표, 남과의 비교,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 일만 있고 휴식은 없는 삶... 이러한 것은 라곰 라이프와 정반대에 있다. 소박한 식사, 남과 비교하지 않고 세운 나의 목표, 현재에 만족하는 행복한 삶, 일과 휴식이 알맞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라곰라이프다. 현대인들은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살다보니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잔뜩 짊어지고 살고 있다. 가진 것을 줄여 미니멀하게 살기 위해서는 유행에 민감하기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물건을 장만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가구를 사고, 변화를 주고 싶다면 쿠션이나 소파커버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내용과 관련되지 않은 사진들이다. 라곰라이프를 의미하는 평화로운 사진이 꽤 많이 들어 있다. 햇볕 가득 드는 집, 나무와 꽃, 심플한 가구, 숲 등이다. 하지만, 스웨덴의 유명 디자이너와 패션 브랜드들을 언급할 때는 관련 작품 사진을 보여주었다면 이해가 쉬웠을 것이다. 모든 독자가 스웨덴 디자인에 익숙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스웨덴의 단순함 속에 화려함을 나타내 준다는 설명을 하면서 심플한 가구에 화려한 패턴의 소파 커버라든지 패턴 텍스타일을 쓴다고 설명하며 관련된 사진을 곁들였다면 그 컨셉을 금방 이해했을 것이다. 

쫓기듯 사는 현대인들에게 휴식과도 같은 책이다. 현실적으로 실행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라곰 라이프가 지향하는 균형잡힌 삶을 살기 위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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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의 적재적소 중국어 - 왕초보도 2개월이면 독학 가능! 페이샘의 명쾌한 중국어 첫걸음!
BJ PEI(배정현).양은지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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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는 배우기 어렵다는 선입관이 있다. 문법구조가 영어와 같고, 한자를 많이 알아야하고, 그것도 우리가 학교에서 한문시간에 배운 번체자가 아닌 북경에서 표준어로 사용하는 간체자를 외워야하며, 또 4개의 성조가 있어서 같은 발음이라도 성조가 다르면 뜻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어처럼 긴 문장이 필요한게 아니라 한자 하나에 뜻이 담겨있기 때문에 짧은 문장으로도 정확히 발음한다면 대화가 되고, 한문시간에 배운 한자보다 간체자가 쓰다보면 획수가 적어서 더 편리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의 모토가 왕초보도 2개월이면 독학가능!이란다. 5개 글자를 넘지 않는 회화문장을 소개한다.

초급자를 위해 중국 원어민들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200문장을 10개의 챕터로 나누어 소개한다. 인사와 안부, 감정과 상태, 대화와 호응, 연애와 결혼, 외모와 성격, 식사와 음주, 여행과 숙박, 쇼핑과 여가, 폰과 인터넷으로 되어있다.  각 10개의 챕터에 20개의 표현이 있다. 한 페이지에 하나의 표현이 소개되는데 맨 위에 어떠한 상황에 쓰이는지 예상할 수 있는 우리말이 제시되어 있고, 그림과 설명이 있어서 구성이 깔끔하다. 그 아래에 '적중훈련'은 위에 제시된 표현을 이용한 대화나 확장된 표현을 한번 더 활용하도록 해두고 있다. 챕터별 연습문제로 한글을 중국어로 옮기는 연습도 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대화와 호응하는 말을 두 챕터에 담아 놓은 것이다. 영어를 배울 때 호응하는 표현을 따로 배우지 않았기에 정말 딱딱한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이를테면, 상대가 말을 하면 그래요? 세상에. 음...있잖아요. 오케이. 왜요? 와 같은 추임새나 말을 고르는 표현을 배워두면 부드러운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또한 인터넷 관련된 표현도 새롭다. 위챗하세요? 댓글 달았어요. '좋아요' 눌러 줄게요. 같은 표현은 실용적이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하는 구어 표현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으로 중국어 초급을 시작하기에 좋아 보인다. 또한, 팟캐스트와 동영상 강의, mp3까지 제공하므로 발음을 확인하며 독학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좀더 긴 대화를 하기에는 제시된 문장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부족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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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라이프 - 일상 속 스마트한 선택을 위한
알리 알모사위 지음, 정주연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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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은 알파고의 등장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주 만나게 된 단어다. 컴퓨터가 인간처럼 판단하고 일을 처리하려면 인간이 컴퓨터에 일일이 일의 내용과 순서를 입력시켜 주어야하는데 이를 알고리즘이라고 이해한다. 그래도 책에서 밝히는 정의를 가져오면 '한정된 시간에서 유의미한 목적을 달성하는 명확한 단계들의 연쇄'가 알고리즘이다. 책을 읽고 나서 이해한 알고리즘은 결국 속도의 문제이다. 같은 일을 두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끝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이 일상생활과 무슨 관계일까? 한 번 알아보자. 

저자는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하는 일을 알고리즘과 연관지어 설명한다. 양말더미에서 짝을 맞추기, 내 사이즈의 셔츠를 쓸어 담기, 장보기 횟수를 최소한 줄이기, 빠르게 미로 탈출하기, 우편물을 주소에 따라 정리하기, 위대한 음악가들을 정복하기, SNS에 관심받을 만한 상태메시지 업로드하기, 잔업 빨리 끝마치기, 이니셜 목걸이를 고치기, 분리수거장에서 택배용 빈상자 찾기, 저자명으로 책 정리하기, 마트에서 빠르게 필요한 물건만 담기와 같이 12가지의 일상을 알고리즘과 연결지어 설명한다. 제목만 보아도 어떻게 하면 빨리 끝낼 수 있는지 효율과 속도를 생각하게 한다. 이를테면, 엄청나게 많은 책을 저자순으로 정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면, 한권 한권 집어서 책꽂이에 놓는 것보다 북엔드에 알파벳 별로 자리를 마련하고 정리하는 것이 빠르다. 후자를 도서관 정렬 혹은 간격삽입정렬이라 부른다. 

이렇게 어떠한 일이 주어졌을 때 하나하나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기 보다 이리 궁리해보고 저리 생각해 보면 일을 좀더 빠른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다. 저자는 그 방법을 두 세가지로 제시하고 어느 것이 나은지를 여러 용어와 함께 설명한다. 여러 용어의 설명이 어려워 두 세번 읽게 되기도 하지만, 그래프나 도표, 그림이 있어서 이해를 돕는다. 생각면서 읽어야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알고리즘에 대한 개념이 궁금하고 일상의 일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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