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곰 라이프 - 더 적게 소유하며 더 나은 삶을 사는 법
안나 브론스 지음, 신예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요리를 처음 하기 시작할 때 엄마에게 양념을 얼마나 넣을까? 물어보면 늘 '적당히'라고 대답했었다. 적당히면 얼마냐고 다그치는 딸에게 그걸 어떻게 말로 하느냐 많지도 적지도 않게 알맞게 넣으면 된다 하셨다. 지금이야 그 말이 이해가 되지만, 그 때는 우리나라 음식을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 서양의 똑 떨어지는 계량으로 수치화된 레시피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적당하다'라는 스웨덴어가 '라곰(Lagom)'이란다. 그리고 그렇게 딱 떨어지게 계량화한 삶과 정 반대되는 삶이 '라곰 라이프'다. 뭔가 서양적이지 않고 동양적인 느낌이다. 

저자는 스웨덴 어머니의 영향으로 라곰 라이프를 추구하는 작가이며 요리웹진 <푸디 언더그라운드>의 설립자란다. 그녀가 추구하는 라곰라이프는 부제가 말해주듯 '더 적게 소유하며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란다. 남들보다 좀더 빨리 성공해서 좀더 많은 것을 갖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좀더 채찍질하고,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것이 현대인이라면, 이 라곰라이프는 너무 열심히 살지 않아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한다.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내가 만족하고 즐기는 삶을 살면 된단다.

지나친 소비, 과한 경쟁, 최고가 되려는 목표, 남과의 비교,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 일만 있고 휴식은 없는 삶... 이러한 것은 라곰 라이프와 정반대에 있다. 소박한 식사, 남과 비교하지 않고 세운 나의 목표, 현재에 만족하는 행복한 삶, 일과 휴식이 알맞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라곰라이프다. 현대인들은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살다보니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잔뜩 짊어지고 살고 있다. 가진 것을 줄여 미니멀하게 살기 위해서는 유행에 민감하기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물건을 장만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가구를 사고, 변화를 주고 싶다면 쿠션이나 소파커버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내용과 관련되지 않은 사진들이다. 라곰라이프를 의미하는 평화로운 사진이 꽤 많이 들어 있다. 햇볕 가득 드는 집, 나무와 꽃, 심플한 가구, 숲 등이다. 하지만, 스웨덴의 유명 디자이너와 패션 브랜드들을 언급할 때는 관련 작품 사진을 보여주었다면 이해가 쉬웠을 것이다. 모든 독자가 스웨덴 디자인에 익숙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스웨덴의 단순함 속에 화려함을 나타내 준다는 설명을 하면서 심플한 가구에 화려한 패턴의 소파 커버라든지 패턴 텍스타일을 쓴다고 설명하며 관련된 사진을 곁들였다면 그 컨셉을 금방 이해했을 것이다. 

쫓기듯 사는 현대인들에게 휴식과도 같은 책이다. 현실적으로 실행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라곰 라이프가 지향하는 균형잡힌 삶을 살기 위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